도쿄 지역정파 '도민퍼스트회' 신당 만든다…고이케 행보 주목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유권자들이 정권을 선택하는 중의원 선거(총선)가 내달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도쿄도 지역 정파인 '도민(都民) 퍼스트(first) 회(會)'가 국정 진출을 위한 정당을 만들기로 했다.
도민퍼스트회 대표인 아라키 치하루(荒木千陽) 도쿄도 의회 의원은 3일 기자회견에서 차기 중의원 선거에 참여하기 위한 신당인 '퍼스트회'를 발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민퍼스트회는 2016년 도쿄도 지사 선거에서 당선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현 지사가 설립을 이끈 지역 정파다.
2017년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을 밀어내고 도쿄도 의회 내의 제1정파로 부상했다가 올 7월 실시된 선거에선 총 127석 중 31석을 차지하며 자민당(33석)에 이은 제2의 정파가 됐다.
그러나 올해 선거에서도 자민·공명 연립정파(총 56석)의 과반 의석(64석) 확보를 저지하는 등 여전히 도쿄도에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퍼스트회'는 내달의 중의원 선거 때 도쿄 지역에 출마하는 자민당 등 다른 정당 후보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아라키 대표는 신당 명칭을 현재 '도민퍼스트회' 특별고문을 맡고 있는 고이케 지사와 상의해 정했다며, 중의원 선거 출마 후보를 공모 절차 등을 거쳐 추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도민퍼스트회의 총선 참여 선언으로 고이케 지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이케는 2016년 7월 부적절한 정치자금 논란 끝에 사퇴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지사의 후임을 뽑는 선거에 자민당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민당이 추천한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 후보를 꺾고 도쿄도의 수장이 됐다.
이후 도민퍼스트회를 앞세운 2017년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을 꺾고 전체 127석 중 49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두었다.
이를 계기로 고이케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져 곧 총리 자리를 넘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사학비리 스캔들로 궁지에 몰렸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위기 돌파 카드로 중의원 해산을 통한 조기 총선을 선택하자 2017년 10월 총선을 앞두고 고이케는 '희망의 당'을 출범시키고 국정 개입의 길을 닦으려 했다.
하지만 "보수가 아닌 사람은 배제하겠다"는 발언으로 '배제 정치' 논란에 휩싸이면서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아 10% 수준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고, 결국 희망의 당은 이듬해 사실상 해체되면서 중앙 정치무대에서 사라졌다.
작년 7월 재선에 성공한 고이케는 이번 퍼스트회 설립 움직임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의 중의원 선거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의사도 의도도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라키 대표는 고이케 지사에게 출마 요청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신당 운영과 관련해) 앞으로도 상의하고 싶다"는 생각을 피력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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