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엑스포] 경제 부활 노리는 두바이…'사막의 기적' 재연될까
백신 접종률 1위 UAE 관광객 늘고 건설경기도 기지개
한국과도 교역 활발해질 듯…"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기대"
(두바이=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지난 1일(현지시간) 두바이 남쪽 제벨 알리 지역. 얼마 전까지 황량한 사막이었던 이곳은 전 세계인들이 모이는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축구장 400개(438만㎡) 크기의 광활한 부지에 들어선 '2020 두바이엑스포'장에는 개막과 동시에 세계 각지에서 온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엑스포장 인근에는 지하철역이 생겼고, 도심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도 뚫렸다.
◇ 경제 부활 꿈꾸는 두바이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7개 토후국 중 하나인 두바이는 이번 엑스포에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2009년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 선언으로 경제 위기를 겪은 뒤 엑스포를 경제 부활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에서다.
HSBC 보고서에 따르면 두바이 당국은 2013년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 뒤 엑스포장 건립과 교통·전력 등 각종 인프라, 관광명소 구축에 총 151억달러(약 18조원)를 투입했다. 그 덕에 두바이는 마치 SF영화 속 미래도시와 같은 모습으로 거듭났다.
세계 최고, 최대 수식어가 붙은 마천루가 이미 즐비한 두바이에는 초대형 랜드마크들이 속속 더 들어섰다.
아랍문자가 새겨진 독특한 외양의 미래박물관, 인공섬 블루워터 아일랜드, 팜 주메이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팜 분수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고 높이 250m 대관람차 '아인 두바이'에는 이달 개장을 앞두고 두바이 엑스포를 알리는 조명이 켜졌다.
시내 곳곳에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경제위기 여파로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된 건물들도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 공사장에선 타워크레인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관광 강국으로서 위상도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세계 최고 높이 건물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와 세계 최대쇼핑몰인 두바이몰에는 평일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두바이 시내 600여개 호텔도 손님맞이에 들어갔다.
두바이 엑스포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1년 연기돼 올해 열리는 만큼 두바이와 UAE당국은 방역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
인구 1천만명가량인 UAE는 최소 한 차례 백신을 접종받은 주민이 92.95%(9월 29일 기준)로 전세계에서 1차 접종률이 가장 높다. 접종 완료율도 82.46%에 이른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두바이엑스포 조직위가 관람객 2천5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는 이유다.
조직위는 엑스포로 인한 장기적 경제 효과는 335억달러(약 40조원), 고용 창출 효과는 90만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5.9%로 고꾸라졌던 UAE의 경제성장률도 올해는 엑스포 특수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3.1%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한국·UAE 교역 활발해질 듯…"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기대"
두바이와 UAE 전체 경제가 살아나면 한국에도 기회다. UAE는 한국의 3대 중동 수출 대상국이자 주요 원유 수입처다. 현재 199개 한국기업이 UAE에 진출해있다.
한국이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쌍용건설은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 '로얄 아틀란티스 리조트& 레지던스'를 짓고 있다. 블록처럼 쌓아놓은 독특한 외관을 지녀 완공되면 두바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를 전망이다.
삼성물산[028260]은 에미리트 수전력공사(EWEC)로부터 9억7천만달러(1조1천500억원) 규모의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68.5%로, 2023년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아랍지역 최초의 원전건설 사업으로 한국전력[015760]이 수주한 바라카 원전은 최근 2호기가 UAE 내 전력 공급을 시작했다.
유정열 코트라 사장은 두바이엑스포 한국관 개막식에서 "한국과 UAE는 2018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뒤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면서 "이번 엑스포는 UAE와 한국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드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니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특임장관도 "엑스포를 계기로 재생에너지, 선진기술과 같은 산업에서 한국과 더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UAE는 일사량이 한국보다 배 이상 높고 땅값이 싼 사막지형이 국토의 80%를 차지해 태양광에너지 발전이 활발하다. 폐기물을 활용한 발전방식도 떠 오르는 중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UAE의 태양광·열 발전은 중국 기업들이 저가 공세를 바탕으로 선점하고 있지만, 수소 협력 분야에서는 한국이 UAE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향후 수소·암모니아 개발 분야에서 양국기업 간 활발한 협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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