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축구 성추문 의혹에 흔들…리그 중단·커미셔너 사퇴(종합)

입력 2021-10-02 17:23
미국 여자축구 성추문 의혹에 흔들…리그 중단·커미셔너 사퇴(종합)

FIFA·미국축구협회 조사 나서



(뉴욕·서울=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노재현 기자 = 미국여자축구리그(NWSL)가 시즌 중 터져 나온 성 추문 의혹에 흔들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NWSL이 이번 주말 경기를 전면 취소한다고 발표했고 리사 베어드 NWSL 커미셔너는 사퇴했다.

NWSL의 결정은 리그의 명문 팀으로 꼽히는 노스캐롤라이나 커리지의 폴 라일리 감독이 전 소속팀인 포틀랜드 톤스에서 선수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언론 보도 이후 이뤄졌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라일리 감독은 강요를 통해 한 선수와 성관계를 맺었고, 또 다른 2명의 선수와는 입맞춤을 하고 성적인 사진도 보내게 했다.

라일리 감독은 2018년부터 2년 연속 팀을 우승으로 이끈 명장으로 꼽힌다.

그는 언론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팀은 라일리 감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NWSL의 성 추문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8월 이후 NWSL 소속 지도자 중 성 추문으로 해고된 것은 라일리 감독이 세 번째다.

선수들은 NWSL의 관리 실패를 문제 삼았다.

선수 노조는 전날 성명을 통해 문제가 된 감독뿐 아니라 일부 구단주와 코치들도 부적절한 행동을 보였다고 고발했다.

특히 일부 선수들은 리그 사무국이 문제점을 인지했으면서도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NWSL의 스타플레이어인 알렉스 모건은 트위터를 통해 "선수들이 여러 번에 걸쳐 피해 사실을 리그에 알렸다"면서 "사무국은 피해 선수들을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난이 확산하자 리그 사무국은 주말 경기를 취소했다.

베어드 NWSL 커미셔너는 선수들이 겪은 고통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NWSL은 주말 경기 취소가 발표된 뒤 몇 시간 만에 트위터로 "리사 베어드 커미셔너의 사임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베어드는 미국 올림픽위원회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다가 작년 2월 NWSL 커미셔너로 임명됐다.

최근 베어드는 NWSL의 성 추문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NWSL 이사회가 베어드의 해임을 결정했다고 미국 ESPN이 전했다.

베어드의 후임자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아울러 국제축구연맹(FIFA)이 1일 NWSL의 성 추문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FIFA가 회원 단체의 논쟁적 사안에 개입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와 별도로 미국축구협회도 이날 성 추문 사건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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