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계열' 중국 前 공안 부부장, 낙마 1년여 만에 당적 박탈

입력 2021-10-01 11:03
'장쩌민 계열' 중국 前 공안 부부장, 낙마 1년여 만에 당적 박탈

"쑨리쥔, 정치적 유언비어 유포…당내 패거리 만들고 이익집단 형성"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 주석 계열 인사로 평가되는 전직 공안부 부부장(차관)이 부패 혐의로 낙마한 지 1년여 만에 공산당 당적과 공직을 모두 박탈당하는 '솽카이'(雙開) 처분을 받았다.

1일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국가감찰위원회(감찰위)에 따르면 당국은 쑨리쥔(孫立軍) 전 공안부 부부장을 검찰에 넘겨 기소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고 불법으로 얻은 재물을 몰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쑨리쥔은 장 전 주석의 최측근인 멍젠주(孟建柱)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직속 부하였던 만큼, 지난해 4월 그의 조사 소식이 공개됐을 때 중국 내부 권력 구도와 관련해 주목받은 바 있다.

공안은 중국 공산당의 '다오바즈'(刀把子·칼자루)로 불릴 정도로 체제 유지의 핵심 수단으로, 쑨리쥔의 낙마는 공안 내 장쩌민 세력에 대한 정리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기율위는 쑨리쥔에 대해 "정치적 야심이 극도로 크고 권력관이 극도로 왜곡됐다"면서 "정치적 유언비어를 만들어 퍼뜨리고 면종복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권모술수를 썼으며, 당내에 패거리를 만들고 개인 세력을 키우며 이익집단을 형성했다"고 비판했다.

기율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 직무 이탈, 기밀 자료의 사적 이용, 공안 수사수단을 이용한 심사 반항, 매관매직, 미신활동, 뇌물 수수, 사치 탐닉, 성매매 등도 쑨리쥔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가 운영하는 뉴미디어 '정지도'(政知道)는 2017년 10월 이후 낙마한 공안 분야 고위직이 최소 5명이며, 이 가운데 낙마 후 솽카이 처분까지 1년 넘게 걸린 경우는 쑨리쥔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한편 쑨리쥔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 전날 왕샤오훙(王小洪) 현 공안부 부부장은 "저우융캉(周永康), 멍훙웨이(孟宏偉), 쑨리쥔 등의 악영향을 철저히 일소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07~2012년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정법위 서기를 지낸 저우융캉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저우융캉의 측근으로 공안부 부부장을 지낸 멍훙웨이 전 인터폴 총재도 징역 13년6개월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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