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식품 시장 공략나선 SK㈜…美퍼펙트데이에 650억 추가투자
SPC삼립과도 대체식품 공동 투자·협력 MOU 맺어…국내 시장 진출 추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SK그룹의 투자전문회사 SK㈜가 대체 단백질 선도기업인 미국 퍼펙트데이에 약 650억원(5천500만달러)을 추가 투자하고, 국내 대체식품 시장 진출을 위해 SPC삼립[005610]과 손을 잡는 등 대체식품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SK㈜는 작년 퍼펙트데이에 약 540억원을 투자하며 대체식품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퍼펙트데이에 약 650억원을 추가 투자하고 퍼펙트데이 이사회 의석도 확보했다고 1일 밝혔다.
퍼펙트데이는 SK㈜ 외에도 호라이즌과 테마섹, 캐나다연금 투자위원회,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 등 글로벌 주요 투자자를 통해 총 3억5천만달러(한화 약 4천200억원)를 유치했다.
퍼펙트데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소에서 추출한 단백질 유전자로 '발효 유(乳)단백질' 생산에 성공했으며,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글로벌 선도 발효 단백질 유니콘 기업이다.
발효 유단백질은 동물에서 추출한 단백질 생성 유전자에 미생물을 결합해 이를 발효하고 증식시켜 만든 단백질로, 아이스크림과 치즈, 빵, 단백질보충제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퍼펙트데이는 작년 자체 아이스크림 브랜드 '브레이브 로봇'을 성공적으로 론칭, 현재 미국 5천개 이상의 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 인스타그램에 대체 식품 사진을 올리며 "이중 1등은 단연 발효단백질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고 퍼펙트데이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퍼펙트데이는 '모던 키친'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크림치즈를 비롯한 다양한 식재료로 제품 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며,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그레이터스와 닉스 등 주요 식음료(F&B) 기업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SK㈜는 이와 함께 최근 SPC삼립과 대체식품 사업 공동투자와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토대로 SK㈜는 글로벌 선도 대체식품 기업의 투자 기회를 모색해 국내로의 기술 도입을 주도하고, SPC삼립은 식품 생산과 유통, 연구개발(R&D)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의 사업성을 검토하고 SK㈜와의 공동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양사는 첫 협력 사례로 SK㈜가 투자한 퍼펙트데이와 영국의 대체육 기업인 미트리스팜의 기술력을 도입해 한국 시장에 맞춤화된 대체식품 사업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커니에 따르면 전세계 육류 시장에서 대체육의 비중은 2025년 10%(약 143조원 시장)에서 2035년 45%까지 높아져 약 850조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핵심 기술을 보유한 대체식품 기업 투자를 강화하고, 아시아 주요 식품 기업·투자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잠재력 높은 아시아 대체식품 시장 성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미국 대체 단백질 개발사인 네이처스 파인드에도 약 290억원을 투자했으며, 7월 중국의 선도 F&B 기업인 조이비오 그룹과 조성한 1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중국 내 유망 대체식품과 푸드테크 스타트업 발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무환 SK㈜ 그린투자 센터장은 "SK㈜만의 강점인 글로벌 투자 역량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사업 기회를 늘리고 ESG 대체식품 투자자로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SPC삼립, 중국 조이비오 그룹 등과 협업을 통해 글로벌 대체식품 기업의 아시아 시장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