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러시아와 전투기·잠수함 협력 강화할 것"
미국에 "F-35 주거나 구매 대금 14억 달러 반환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전투기와 잠수함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이와같이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항공기 엔진과 전투기에 관해 논의할 기회가 있었으며, 조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잠수함 건조에 있어서도 기꺼이 공동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에 대해서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약속한 전투기(F-35)를 주거나 14억 달러(약 1조6천500억원)의 대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애초 터키는 미국으로부터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인 F-35 100대를 구매하기로 했으며, F-35 국제 공동개발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터키가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구매하고 실제로 이를 자국에 배치하자 미국은 F-35 수출을 금지했다.
S-400은 F-35와 같은 스텔스 전투기를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은 터키가 F-35와 S-400을 동시에 운용할 경우 S-400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터키가 S-400 배치를 강행하자 '미국의 적대 세력에 대한 제재를 통한 대응법'(CAATSA)에 따라 터키 방위산업청에 대한 수출 허가 금지 등의 제재를 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한 후 터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관계가 좋다고 할 수 없다"며 F-35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과는 친구로서 협력해야 하지만 현재의 방향은 좋지 않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잘 시작했다고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