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검찰, '대선 취소' 위협 국방장관 조사…'대통령 겨냥'
전자투표 폐지·투표용지 부활 주장에 쐐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연방검찰이 전자투표 폐지를 주장하며 내년 대선 취소 가능성을 제기한 현직 국방장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방장관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연방 검찰총장 아우구스투 아라스는 국방부 장관 바우테르 브라가 네투가 내년 대선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치에 개입한 것과 관련해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군 장성 출신 브라가 네투 장관은 전자투표 폐지와 투표용지 사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헌법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 대선이 취소될 수 있다는 서한을 지난 7월 하원의장 아르투르 네투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런 사실은 언론 보도로도 확인됐으며 군의 정치 개입을 시사한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러자 브라가 네투 장관은 "정국 불안정을 노린 잘못된 정보"라면서 "군은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원은 지난달 중순 개헌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쳤으며, 결과는 찬성 229표·반대 218표·기권 1표·무효 1표로 나왔다. 통과를 위한 308표 이상에 못 미치면서 자동 폐기됐고, 내년 대선은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어 선거법원장 루이스 호베르투 바호주는 전자투표가 선거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현행 전자투표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투표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워싱턴DC에서 지난 1월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과 비슷한 사건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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