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플랫폼, 당국 압박 속 '라이벌사' 위챗페이에 개방
텐센트도 위챗서 티몰 등 알리바바 플랫폼 링크 전면 허용 갈 듯
알리바바·텐센트 '성벽쌓기' 관행 변화 시작…"상호 연결 첫 발걸음"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자사의 플랫폼에서 정보기술(IT) 업계의 라이벌인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페이를 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28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이날 알리바바 계열 음식 배달 서비스 플랫폼인 어러머(餓了?), 동영상 플랫폼 여우쿠(優酷) 등 일부 앱에서 알리바바의 전자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 외에도 위챗페이를 추가로 쓸 수 있게 됐다.
알리바바 측은 온·오프라인 슈퍼마켓인 허마셴성(盒馬鮮生),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 셴위(閑魚) 등 다른 앱에서도 위챗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신청을 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차이신은 알리바바의 이번 조치를 두고 "대형 플랫폼 간 상호 연결의 첫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알리바바는 자사의 가장 핵심이 되는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寶)와 티몰(중국명 톈마오<天猫>)에서도 곧 위챗페이 사용이 가능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알리바바 측은 "현재 적극적으로 기술적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용자 편의를 지향점으로 삼아 안전을 지키는 가운데 단계적으로 여러 지불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수년간 알리바바에서는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알리페이만 이용만 기본적으로 가능했다.
그간 중국의 인터넷 업계는 텐센트 계열과 알리바바 계열로 크게 양분돼 각자의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상대방 서비스를 차단해왔다.
그 결과 알리바바에서는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위챗페이 결제가 불가능했고, 중국의 국민 메신저인 위챗에서는 이용자들이 알리바바의 상품 링크를 공유해 열어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국 인터넷 산업을 대대적으로 '정돈' 중인 중국 당국은 폐쇄적 생톄계 구성 관행이 결국 독점 문제로 이어진다고 보고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에 서로 생태계를 열 것을 요구한 상태다.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9일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바이두 등 대표 업체들을 불러 모은 가운데 행정지도 회의를 열고 인터넷 기업들에 플랫폼에서 라이벌 업체의 인터넷 링크를 차단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알리바바가 텐센트 측에 일부 생태계 개방을 시작하면서 텐센트 측에서도 '상응 조치'를 내놓을 전망이다.
텐센트는 지난 17일부터 위챗 내 일대일 대화방에서는 그간 금지하던 타오바오와 바이트댄스사의 동영상 서비스인 더우인(?音) 링크 공유를 허가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런 조처가 앞으로 위챗의 단체 대화방, 미니 프로그램, 페이스북과 유사한 일상 공유 서비스인 펑유취안(朋友圈)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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