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 글로벌 석유화학사 美크레이튼 1조9천억원에 인수
미·유럽 SBC 점유율 1위에 최대 바이오케미칼 기업 도약
800개 이상 특허 활용해 핵심소재 국산화에 박차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DL케미칼은 DL그룹 출범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을 인수한다고 28일 밝혔다.
DL케미칼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미국의 석유화학회사인 크레이튼(Kraton)의 지분 100%를 주당 46.5달러(약 5만5천원), 총액 16억달러(약 1조8천9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크레이튼은 폴리머와 케미칼 2개의 사업부로 구성돼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생산공장과 5개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총매출액은 15억6천300만달러(약 1조8천500억원), 조정상각전영업이익(Adjusted EBITDA)은 2억6천200만달러(약 3천100억원)를 기록했다.
크레이튼 폴리머 사업의 주력 제품은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세대 이동통신(5G)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크레이튼이 생산하는 SBC는 높은 품질로 합성고무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다고 DL케미칼은 소개했다.
아울러 크레이튼은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 제품을 만드는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이기도 하다.
바이오 케미칼 생산 능력은 연 70만t으로 친환경 연료, 고기능성 타이어 재료, 친환경 접착제 등의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단숨에 미국과 유럽의 1위 SBC 제조와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로 자리매김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외형 확장을 통해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보유한 800개 이상의 특허를 활용해 핵심 소재의 국산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석유화학 신소재 분야는 소수의 선진국이 주도해 해외 기술·수입 의존도가 높았지만, DL케미칼은 기술개발을 통해 원천 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고 투자 확대를 통해 신소재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이번 인수로 소수의 기술 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해온 핵심 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DL케미칼은 자체 보유한 현금과 차입 매수 방식을 활용한 인수 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안으로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DL케미칼은 지난해 크레이튼의 수술장갑용 합성고무 사업 부문인 카리플렉스(Cariflex)를 인수해 지난 6월 브라질 공장 증설 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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