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안보보좌관, 예멘 정전 압박 위해 사우디 왕세자 만난다

입력 2021-09-27 20:12
백악관 안보보좌관, 예멘 정전 압박 위해 사우디 왕세자 만난다

'냉기류' 바이든 정부서 최고위급 사우디 방문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예멘 내전의 중단을 압박하는 가운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난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미 정부 고위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사우디를 방문하는 최고위 인사가 될 예정이다.

에밀리 혼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설리번 보좌관이 27일 사우디 리야드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할 것이라고만 확인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의 동생인 칼리드 빈 살만 국방차관도 만날 예정이다.

티머시 렌더킹 미국 국무부 예멘특사, 브렛 맥거크 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이 설리번 보좌관과 함께한다.



사우디는 중동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이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사우디와의 관계 재정립을 추구하며 냉기류를 형성했다.

특히 백악관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8년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승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서가 지난 2월 공개된 이후 무함마드 왕세자와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백악관은 사우디 수뇌부와 대면하지 않고서는 예멘 내전을 끝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행정부 내 한 고위 관리는 전했다.

2014년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사나를 점령하고 남하하면서 시작된 예멘 내전은 이듬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등이 개입해 예멘 정부를 지원하면서 본격화했다.

미국이 사우디에 판매한 폭탄과 전투기가 예멘 내전에 투입돼 민간인 사상을 내면서 논란이 일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무기 판매를 포함해 예멘전에서의 공격 작전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사우디 방문은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타진하는 가운데 이뤄진다.

사우디와 UAE는 이란 핵 합의 복원에 반대하고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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