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민간인들 우주여행 때 비상경보…알고 보니 변기 고장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민간 여행자들만으로 이뤄진 첫 우주여행이었던 인스피레이션4 미션 당시 '중대한 문제가 있다'며 비상경보가 울려 탑승객들이 당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당시 경보는 변기 고장이었고 승무원들은 지상 통제소와 교신하며 이를 해결했다.
인스피레이션4를 주도한 미션 사령관이었던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은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드래건이 비행 중 "중대한" 이슈가 있다며 경보를 울렸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몇 달간 스페이스X의 매뉴얼을 공부하고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훈련해온 승무원들은 곧장 지상 통제소와 연락해 문제 파악에 나섰다.
다행히 우주선이 위태로워졌던 게 아니라 변기가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중력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신체 밖으로 배출된 배설물이 사방으로 흩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주선의 변기는 내부에 배설물을 빨아들이는 팬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당시 '폐기물 관리 시스템'의 팬은 기계적 문제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경보가 울린 것이었다.
아이잭먼은 이 고장 때문에 우주선 내부가 배설물로 난장판이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잭먼과 다른 승무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상 통제소와 통신을 주고받으며 작업을 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수차례 통신이 중단되기도 했다.
아이잭먼은 "우리가 지구 궤도에 머문 시간의 아마도 약 10%쯤은 (지상과 교신이) 끊겼다"며 "정신적 강인함과 좋은 마음가짐, 좋은 사고방식"이 임무에 필수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정신적 강인함이 없는 누군가가 서툴게 대처하기 시작하면 임무 전체를 망칠 수도 있는 상황이 저 위에서 틀림없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CNN은 이번 변기 고장 일화가 인류와 지구 밖을 향한 야심의 근본적인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우주여행의 미래가 얼마나 세련되고 화려할 것이라고 우리가 상상하든 생물학적 현실은 여전히 남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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