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 맞서 아·태 다지는 中…시진핑, 베트남에 "운명공동체"

입력 2021-09-24 17:07
수정 2021-09-24 17:24
오커스 맞서 아·태 다지는 中…시진핑, 베트남에 "운명공동체"

베트남 당 서기장과 통화서 "남중국해 평화안정 지키자" 언급 주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의 안보협력 파트너십)와 쿼드(Quad:미국·일본·인도·호주 등 4국 협의체) 등을 내세운 미국의 대 중국 견제 전략이 고도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최고 지도자까지 나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우방국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24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간 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이기도 한 시 주석은 통화에서 "중국과 베트남은 산과 물을 서로 접하는 이웃국가이자 전략적 의미를 가진 운명공동체"라며 "공산당 집권 안전과 사회주의 제도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중국과 베트남의 가장 근본적인 공동의 전략 이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국제사회와 지역 사안에서 조정과 협력을 강화해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기원 규명의 정치화에 반대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남중국해 언급에는 베트남과의 갈등 현안이자, 미국의 '항해의 자유' 작전을 불러온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당사자 간에 잘 해결하자는 메시지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진정한 다자주의' 언급은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와 오커스 등 이른바 동맹 중심의 '소그룹' 외교에 대한 비판의 시각을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은 베트남이 중국과의 전면적전략협력동반자 관계 발전을 최우선 순위로 중시하고 있다면서 양국간 교류 강화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시 주석은 또 이날 태평양 도서국인 통가의 국왕인 투포우 6세와도 전화통화를 했다고 신화는 전했다.

시 주석은 통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지지하는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하고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틀 내에서 통가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전개하고 정치적 조건 없이 통가에 경제 및 기술 원조를 제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투포우 국왕은 자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고수하며,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중국을 계속 확고하게 지지하는 한편 중국과 태평양 도서국들의 관계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같은 날 솔로몬제도의 마나세 소가바레 총리와도 통화하고 일대일로 협력과 코로나19 방역 지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0∼15일 한국과 베트남,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4개국을 순방하며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도모한 바 있다.

류진쑹(劉勁松)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 담당 국장)은 지난 17∼23일 베이징에 주재하는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사와 각각 회동하며 오커스 차원에서 이뤄지는 미국의 호주 핵추진 잠수함 건조 지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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