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헝다 디폴트 이후 개입할 듯…'통제된 철거'"
홍콩 매체, 글로벌 자산관리사 보고서 인용해 보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디폴트는 기정사실이며 당국이 국유화 등 '통제된 철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유동성 위기에 처한 헝다의 앞날과 관련해 글로벌 자산운용사 3곳의 전망을 소개했다.
스위스의 프라이빗 뱅크인 롬바르 오디에의 아시아 전략가 호민 리는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헝다의 취약한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구조조정은 기정사실"이라며 "헝다의 상황은 '통제된 철거'"라고 분석했다.
그는 "헝다는 대출을 최대화하고 사전 판매를 사실상의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하는 등 극도로 공격적인 금융 전략으로 부채를 늘렸다"며 다만 이는 헝다의 개별적 상황으로 시스템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또한 "헝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계획이 명확해지면 가격은 안정될 것"이라며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는 헝다만큼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디폴트 이후에는 개입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수백만의 주택 구입자들이 분노할 것"이라면서 "그들에게 약속된 새 집을 주지 못한다면 정치적 불안정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계 슈로더투신운용은 22일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헝다의 채무 조정과 잠재적인 디폴트 과정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일정한 기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로더는 "헝다의 디폴트는 주택 공급 지연에 따른 사회적 영향 속에서 헝다의 공급망 안에 있는 많은 사업 파트너들을 끌어내리고 악성대출 비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헝다의 디폴트는 널리 예견됐고 중국 당국도 최소한 부분적으로 예상했다고 본다"며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무질서한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헝다의 프로젝트를 쪼개서 국유기업에 인수하라고 할 것으로 본다"며 "지방 정부들도 헝다의 계약자와 공급자들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미국 누버거버먼 자산운용의 이머징마켓 대표 롭 드라이코니겐은 21일 보고서에서 헝다의 노력에도 디폴트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채권자들과 은행은 불확실한 회복 전망 속에서 긴 구조조정 과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중국 당국이 사회 안정을 위해 주택 구매자, 중소기업 납품업체, 고용을 보호하기 위해 더 빨리 나설 것이라고 본다"며 "이는 최근 많은 디폴트 사례에서 볼 수 있었던 중국만의 독특한 특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국이 건설 중인 부동산이 주택 구매자들에게 인도될 수 있도록 관련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본다"며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에 헝다의 프로젝트를 인수하게 하는 방안, 모기지 상환 완화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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