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시민단체 회원들 증권거래소 난입 "저소득층 혜택 소외"
상파울루 객장 점거한 채 시위…주식 거래엔 큰 차질 없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사태 여파와 정국 혼란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시민단체 회원들이 상파울루 증권거래소를 점거하는 일이 벌어졌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상파울루 시내 증권거래소에 난입해 고물가와 고실업, 기아 확산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계속했다.
시위대는 '당신들의 주식이 우리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거나 '모든 것이 비싸고 잘못은 대통령에게 있다', 또 '우리의 굶주림으로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운 채 객장을 점거했다. 이 때문에 주식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시위대는 올해 중반까지 주가 급등으로 거대 기업들이 큰 이익을 거뒀고 경제도 성장을 이뤘으나, 저소득층은 혜택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다며 상파울루 증권거래소를 시위 장소로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시민단체 '집 없는 노동자 운동'을 이끄는 데보라 페레레이라는 "약 1억 명의 국민이 기아 상황에 있거나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데 억만장자들은 주식시장에서만 하루에 350억 달러를 거래하고 있다"면서 "이런 현실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가솔린과 가정용 가스, 식료품 등의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서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으며, 실업자는 1천440만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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