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성·비전염성 구별하는 DNA 센서 개발"
미국 연구팀 "2시간 안에 감염성 바이러스 탐지"
DNA 조각과 나노구멍(nanopore) 기술 이용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초기와 완치 후 체내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있는지 없는지 검사할 수 있는 DNA 센서가 개발됐다.
미국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 루 이 교수와 베니토 마리나스 교수 연구팀은 23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특별히 설계된 DNA 조각과 나노구멍(nanopore) 기술을 통합, 2시간 안에 감염성 바이러스를 탐지할 수 있는 DNA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DNA 센서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간 아데노바이러스에 적용, 성능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검사에는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이 사용되는데, 유전물질을 탐지해 바이러스가 있는지는 알 수 있으나 전염성은 확인할 수 없다.
논문 제1 저자인 애너 페이네티 박사는 "DNA 센서는 특별한 DNA 분자와 매우 민감한 나노구멍 기술을 결합한 것"이라며 "바이러스의 전염성 상태는 환자들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또는 환경 소독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RNA 수치 자체는 전염성과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감염 초기에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적어도 전염성이 높지만 치료 후에는 바이러스 RNA 수치가 높아도 전염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루 이 교수는 바이러스의 전염력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현 검사법에서는 감염자의 치료나 격리가 늦어지거나 전염력이 있는 환자를 너무 빨리 퇴원시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도 바이러스 전염성 검사에 '플라크 검사법'이 사용되지만 특별한 준비과정과 수일간의 배양 기간이 필요해 신속한 방역 등에 활용하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인식할 뿐 아니라 바이러스의 전염성도 구별할 수 있는 특정 구조를 가진 DNA 분자인 '압타머'(aptamer)를 개발했다. 압타머는 전염성이 있는 바이러스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연구팀은 DNA 센서는 시료의 전처리 과정이 필요 없어 실험실에서 배양되지 않는 다른 병원성 바이러스에도 사용될 수 있고 30분에서 2시간 안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DNA 센서를 인간 아데노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적용한 결과, 인간 아데노바이러스는 1플라크 형성 단위(pfu)/㎖, 코로나19 바이러스는 1만 copy/㎖의 낮은 농도에서도 바이러스의 존재와 전염성을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DNA 압타머를 조작하면 다른 바이러스 검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현재 DNA 센서의 감도와 선택성을 높이고 DNA 압타머를 시료에 담그면 색이 변하는 담금봉(dipstick) 등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마리나스 교수는 바이러스의 전염성과 비전염성을 구별하는 것은 감염병 통제에 매우 중요하다며 "압타머 기술을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은 물론 노로바이러스나 장내 바이러스 같은 다른 수인성 바이러스 병원체를 검사하는 멀티채널 플랫폼으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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