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 대낮에 대통령 최측근 총기난사 살해시도
미수에 그쳐 운전자만 부상…대통령 부재중에 발생
러시아 재벌 개입설…외국기관 개입여부 등 수사 착수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우크라이나 대통령 최측근을 대낮에 살해하려는 시도가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경찰과 외신에 따르면 수도 키예프 교외 레스니키에서 이날 오전 10시께 괴한 또는 괴한들이 세르히 셰피르(57) 대통령 선임고문 차량에 총격을 가했다.
총이 18발 이상 발사됐고 차량에 10발 이상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셰피르 선임고문은 다치지 않았으나 운전사가 총에 맞아 병원에 이송됐다.
셰피르 선임고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동향인 최측근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오르기 전 출연한 TV 코미디쇼 프로듀서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코미디언으로 인기를 얻어 대통령까지 올랐다.
셰피르 선임고문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최고권력층을 위협하려는 목적에서 나를 살해하려 했다는 것"이라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우 의지가 강한 사람으로 절대 위축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외국세력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그는 "현재로선 배후와 내외부에 어떤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지 솔직히 모른다"라면서 "내 친구의 차에 총알을 박아 내게 안부인사를 보내는 것은 매우 나약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응은 강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러시아 개입설'이 거론된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경찰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외국 특수기관 개입 여부도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여당 '국민의 공복당' 올렉산드로 코르니엔코 총재는 "러시아가 (셰피르 선임고문) 뒤를 밟았을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라면서 "러시아는 외국에서 테러공격을 조직할 능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재계를 장악한 올리가르히(재벌)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정책을 추진해왔다는 점과 이번 살해 시도를 연관시키는 시각도 있다.
지난 5월엔 우크라이나 검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인 빅토르 메드베추크를 반역죄로 기소해 법원이 가택연금을 명령하는 일도 있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러시아 개입설'에 "우크라이나 내 감정이 격해진 상황이라 나온 것"이라면서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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