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미얀 석불파괴 재현될라…"아프간 불교유산 보호요청"

입력 2021-09-23 11:04
바미얀 석불파괴 재현될라…"아프간 불교유산 보호요청"

'불교 국가' 스리랑카 대통령, 유엔총회서 국제사회에 호소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불교 국가' 스리랑카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아프가니스탄의 불교 유산을 보호해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전날 제76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과 국제사회가 아프간의 불교 유산을 보호하는 데 힘써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국민의 70%가 불교 신자이다.

스리랑카 대통령이 불교 유산 보호를 요청한 것은 탈레반이 20년 만에 재집권하면서 불교 유산을 또다시 파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2001년 3월 당시 아프간을 통치하던 탈레반 군사정권은 불상이 우상숭배 등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며 바미안 석불을 포함해 전국의 수많은 석불을 파괴했다.

바미안 석불은 수도 카불에서 서쪽으로 125㎞쯤 떨어진 바미안의 사암 절벽에 새겨진 2개의 부처상으로 높이가 각각 55m와 38m였고, 불교가 전성기를 누리던 기원후 600년 전후로 만들어졌다.

탈레반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바미안 석불에 포탄을 퍼부어 머리와 다리 부분을 먼저 파괴한 뒤 폭약을 이용해 산산조각 냈다.

탈레반 정권 축출 후 20년간 아프간 문화유적 발굴에 참여해온 고고학자들과 유네스코는 재집권한 탈레반이 그나마 남아있는 문화유산마저 파괴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탈레반은 이미 지난달 중순 바미안주에 있던 소수민족 하자라족 지도자 압둘 알리 마자리의 석상을 파괴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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