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우려에 코스피·원화 '출렁'…"변동성 확대 우려"(종합2보)

입력 2021-09-23 10:49
헝다 우려에 코스피·원화 '출렁'…"변동성 확대 우려"(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추석 연휴 기간 불거진 중국 헝다그룹 파산 우려에 23일 국내 증시와 원화가 약세를 나타내는 등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국내 통화당국은 헝다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코스피 3,120선 하회…환율 9원 급등

추석 연휴로 3일간 휴장 후 개장한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24분 현재 전장보다 21.26포인트(0.68%) 하락한 3,119.25를 나타냈다.

지수는 16.87포인트(0.54%) 내린 3,123.64에 출발해 3,120선 아래로 떨어졌다.

기관이 1천259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이 1천432억원을 순매수하고 있고, 개인도 21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다.

코스닥지수도 5.82포인트(0.56%) 하락한 1,040.30을 나타내며 1,040선이 위협받고 있다.

환율은 급등 출발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0분 현재 전거래일 종가보다 9.4원 오른 달러당 1,184.40원을 나타냈다.

환율은 8.0원 오른 1,183.0원에 거래를 시작해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고채는 중·단기물을 중심으로 소폭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10시 45분 기준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각각 0.7bp(1bp=0.01%)와 0.1bp 오른 1.542%와 1.791%에 거래됐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0.6bp 내린 2.062%, 20년물은 2.0bp 하락한 2.069%를 나타냈다.

이같은 국내 증시와 원화 약세는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 그룹에 대한 파산 우려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가 휴장이었던 지난 21일 세계증시는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 그룹에 대한 파산 우려로 급락했다. 뉴욕증시의 경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7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0%, 나스닥지수는 2.19% 떨어졌다.

하루 뒤인 22일에는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1% 안팎으로 반등하긴 했지만, 헝다 리스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국내 외환시장 휴장 동안 높아진 강달러 압력을 반영해 원화는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헝다 그룹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서 환율 상승을 지지하는 재료로 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헝다그룹발 불안이 완화됐긴 하지만, 주 초반 발생했던 악재들로 여타 증시들이 하방 압력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 있다"며 "국내 증시는 연휴 기간 반영되지 않았던 대외 이벤트들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단기적인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 "헝다 리스크 제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소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헝다 그룹의 파산 우려에 대해 중국에 국한된 것이며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파월 의장은 22일(현지시간) 헝다의 채무 불이행 우려와 관련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이 직접적으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많지 않다"고 헝다의 채무 문제는 중국에 국한된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기업 부문과 연관성은 일축했다.

다만 그는 "중국의 대형 은행들이 크게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 신용경로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기업들의 현재 채무 불이행률은 극도로 낮다며 헝다 사태와 미국 기업들의 상황을 비교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헝다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와 그에 따른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 헝다그룹과 같은 시장 불안 요인이 갑작스럽게 불거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진행 속도 등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도 이날 상황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헝다그룹 위기와 관련해 "국제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나, 부동산 관련 부채누증 문제가 현실화한 것인 만큼 이 사태의 전개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이 부총재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