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전, 코로나 특수 시들해지나…실적 감소 전망 잇달아
상반기까지 호조 보이던 TV·가전시장 하반기 상승세 주춤
삼성·LG전자, 상반기보다 영업이익 감소 전망…업계 "영향 크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펜트업(pent up·억눌린) 특수를 누려온 TV와 가전 시장이 하반기에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와 집콕 수요 증가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TV와 가전이 기대 이상의 특수를 누렸다면 앞으로 백신 접종 증가로 외부활동이 많아지면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TV 판매량은 총 1억3천320만대로, 코로나19 이전이던 2019년 하반기(1억2천341만9천대)보다 1천만대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집콕 수요가 폭발하며 코로나 전보다 판매량이 더 호조를 보인 것이다.
올해 상반기 TV 판매량은 9천910만9천대로 1억대에는 못미쳤지만, 일부 반도체 공급 부족과 생산차질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전인 2019년 상반기(9천949만5천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코로나 펜트업 특수가 시들해지면서 올해 하반기 이후 실적 부진을 예상하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유통행사와 가전업계의 판촉 경쟁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게 보통인데 올해는 코로나 특수가 없어지며 오히려 역성장을 예상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TV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좋았던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작년 대비 출하량 부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반기가 통상 TV 시장의 성수기지만, 최근 LCD TV 패널 가격이 하락하면서 유통상의 재고 축적 수요도 당초 예상보다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생활 가전 부문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 경비를 줄인 가정이 노후 가전 등의 교체 수요로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는 소비 지출이 늘면서 가전 수요가 다시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가전시장은 작년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기저효과와 언택트(비대면) 관련 수요가 동반됐지만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는 역기저에 대한 우려에 노출되는 시기"라며 가전 부문의 실적 둔화를 예상했다.
증권가는 하반기 들어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가전업계의 매출은 다소 늘어날 수 있지만 업계의 판촉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코로나19 특수가 감소하더라도 TV와 가전시장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국내 전자업계가 주력으로 하는 프리미엄 신가전 수요는 근래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까닭이다. 삼성전자[005930]의 비스포크 시리즈와 LG전자의 오브제컬렉션은 세대를 넘나들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과 TV 시장에서 OLED 수요 확대가 본격화됐다는 점도 LCD 위주의 중국 업체를 따돌릴 채비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은 올해 역대 최대치를 돌파할 전망이고 삼성전자 역시 OLED 패널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QD(퀀텀닷) TV를 내년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일시적인 역기저로 TV와 가전 실적이 둔화할 수 있으나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신제품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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