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한미 연쇄 외교회담…테이블엔 종전선언·북한미사일(종합2보)

입력 2021-09-23 10:45
수정 2021-09-24 12:32
한미일·한미 연쇄 외교회담…테이블엔 종전선언·북한미사일(종합2보)

미 국무부 "블링컨, 한반도 비핵화 협력 재확인…공급망 논의"

미 국방부 "종전선언 논의에 열려 있어"…23일 한일 외교회담



(워싱턴·뉴욕=연합뉴스) 이상헌 강건택 특파원 = 한국과 미국, 일본 3국 외교장관이 22일(현지시간) 4개월여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북한이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이날 오후 뉴욕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에서 1시간여 3자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곧바로 20분 이상 양자 회담을 했다.

이날 회담은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 추진을 제안한 직후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관심은 종전선언과 관련한 논의 여부였다.

정 장관은 이날 한미일, 한미 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한반도 이야기를 하고, 기후변화와 코로나19 공동 대응 방안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종전선언 및 북한 핵·미사일 관련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렇다)"이라고 답했다.

종전선언 관련 논의를 한미일 3자 협의에서 한 것인지, 블링컨 장관과의 양자 회담에서 한 것인지는 불명확하지만 일단 미국과 의견을 교환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한 블링컨 장관의 견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황이 무르익을 경우 논의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북한의 조건 없는 대화 테이블 복귀를 줄곧 강조하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대화에만 나선다면 모든 사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이날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공개적으로 미국은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밝힌 터였다. 물론 그는 대북 외교와 대화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국방부는 외교관들의 역할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한미일 협의 뒤 낸 자료에서는 종전선언이라는 말은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3국 장관은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세계적 범위의 한미일 협력은 물론 역내 평화·안정·번영을 보존·증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했다"며 "블링컨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노력과 관련해 한국, 일본과의 지속적인 협의와 협력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일반론적인 언급을 했다.

아직은 종전선언 관련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3자 회담에서는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동석해 대북 인도적 지원에 관한 대화도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 당국은 인도적 지원을 계기로 북한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복안으로 알려져 있다.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또 "기후위기 퇴치와 공급망 확보 같은 긴급한 세계적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3자 간 협력을 심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혀 반도체 및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구축 관련 논의도 진행됐음을 설명했다.

정 장관은 23일 뉴욕에서 모테기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다. 북한 문제는 물론 한일 관계 장기 교착 상황을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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