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이견 속에도 코로나·기후 단결 촉구"
AP 통신 "양국 정상, 차분한 언어 선택"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서로 이견을 확인하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 변화에 맞서기 위한 단결을 나란히 촉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평가했다.
신문은 두 정상이 각자의 다른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상대국의 이름을 명시하거나 직접적인 설전까진 가지 않아 협력을 위한 외교의 시작을 알렸다고 전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총회를 앞두고 20세기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에 이은 미중 신냉전을 경고하며 양국 관계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사전 녹화한 동영상 연설에서 "대립이 아닌 대화, 배척이 아닌 포용으로 상호존중과 공평정의, 협력과 상생의 신형 국제관계를 건설하고, 이익의 접점을 넓히고, 최대의 동심원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보다 몇 시간 앞서 유엔총회에 출석해 "우리는 새로운 냉전이나 블록으로 나눠진 세계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다른 분야에서 큰 이견이 있다고 해도 공동의 도전에 평화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어떤 나라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정상은 최근 7개월 만에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 간의 갈등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성에 뜻을 같이했다.
AP통신도 미중 정상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차분한 언어"를 선택했다면서 이들의 발언은 구테흐스 총장의 경고 후 실질적인 조치는 아니더라도 갈등을 진정시키려는 수사적 노력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의 연설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애초 유엔 총회 일정에는 중국의 부총리가 오는 24일 연설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부총리 연설이 시 주석의 화상 연설로 바뀐 이유는 불확실하지만, 바이든의 연설에 대한 대응 차원이었을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강조했다. 미국은 이 문제에서 중국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학 교수는 "양국의 기후변화 협력에 대한 수사가 아직 행동으로 이어지거나 양자 관계의 악순환을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SCMP에 지적했다.
한편 중국일보에 따르면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시 주석의 연설은 세계에 믿음과 힘을 불어넣었으며 대국으로서 중국의 책임감을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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