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오커스 동맹과 밀착…프랑스와 다자회담은 불발(종합)
바이든, 영국·호주 정상과 잇단 회담…뿔난 프랑스 "미-EU 정상회담 연기 요구"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임주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영국, 호주와의 새 안보동맹 '오커스'(AUKUS) 출범 후 양국과 정상회담을 열어 친밀감을 과시했다.
호주와 했던 잠수함 계약을 뺏긴 프랑스가 주미, 주호주 대사를 소환할 정도로 강력히 반발하지만 일단 새 안보협의체의 출범을 환영하며 밀착 관계를 강화하는 데 비중을 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호주보다 더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 없다"고 추켜세웠다.
또 자신의 우선순위들에 대해 호주가 보조를 맞추고 있다며 모리슨 총리를 '스콧'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모리슨 총리도 양국이 100년 이상 파트너십을 유지했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도력과 집중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두 정상은 프랑스의 반발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워싱턴DC로 이동해 백악관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도 회담했다.
열차편으로 워싱턴까지 이동한 존슨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와 매우 다른 분위기가 워싱턴에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바이든 대통령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에 참석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고, 존슨 총리는 "당신이 필요하다"며 반겼다.
존슨 총리는 오커스 창설과 관련, 전 세계에 안보 혜택을 줄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미 대통령이 과거 유엔총회 기간 동시다발적인 양자회담을 한 것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일정을 거의 축소하다시피 했지만 오커스 파트너인 호주, 영국과는 정상 간 만남을 잡을 정도로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일본, 호주, 인도와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모리슨 총리와는 한 번 더 얼굴을 맞댈 수 있다.
뿔난 프랑스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이달 말 예정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정상회담을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유엔 총회와 별도로 미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모여 열릴 예정이던 다자 회담은 일정을 이유로 취소됐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들은 브리핑에서 22일 미국과 프랑스, 독일, 영국 간에 예정된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회담 취소가 오커스 출범에 따른 충돌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관리는 이들 국가 중 다수가 다른 형식으로 서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과 별도 양자 회담을 가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번 주중 언젠가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22일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G20 정상회의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의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과 영국, 호주는 지난 15일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3자 안보 동맹 오커스 발족을 선언하고,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호주는 디젤 잠수함을 공급받기로 한 프랑스와의 560억 유로(77조 원) 규모 계약을 파기했는데, 프랑스는 동맹국에 배신 당했다며 미국과 호주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력 반발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프랑스를 달래기 위해 양국 정상 간 통화를 추진중이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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