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번엔 가스요금 급등 대란…닭고기 공급 차질 우려

입력 2021-09-19 23:00
영국 이번엔 가스요금 급등 대란…닭고기 공급 차질 우려

냉동식품 배송 어려워질수도…소규모 에너지업체들 파산 위기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에서 가스요금 급등 파장이 닭·칠면조 고기 공급에까지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영국 최대 가금류 공급업체는 가금류 도살에 사용되는 이산화탄소 부족으로 크리스마스 만찬을 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스카이뉴스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가스요금이 가파르게 상승한 탓에 대형 비료 생산공장 두 곳이 문을 닫았는데, 그 여파로 이곳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도 생산이 멈춘 것이다.

BBC는 한 슈퍼마켓 대표가 이산화탄소 부족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주 말부터 육류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가뜩이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와 코로나19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물품 수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슈퍼마켓 진열대에 물건이 비고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유통업체 오카도는 가스에서 생산되는 드라이아이스 부족으로 냉동식품 배달도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콰지 콸텅 기업 장관은 이와 관련해 전날부터 에너지 업계 관계자와 규제 당국자들을 잇따라 만나는 등 대응에 나섰다.

BBC에 따르면 가스요금 상승은 국제 수요 증가와 일부 생산 설비 정비 문제,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 감소 등에 따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가스 도매가격이 올해 1월 이후 250%, 8월 이후 70% 상승했다고 말한다.

영국은 가스 수입 비중이 지난해 기준 60%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소형 에너지 공급 업체들이 파산하며 업체수가 연초 70개에서 이번 겨울 10개 정도로 줄어들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 가격은 인상 한도가 있어서 도매가격만큼 큰 폭으로 오르진 않지만 10월부터는 한도가 상향된다.

오는 11월에 개최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 의장 알록 샬마는 가스 도매가격 급등이 물품 공급난이나 소비자 가스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는 그러나 BBC 인터뷰에서 도매가격이 계속 오르면 소비자 가격 인상 한도를 없앨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선 상황을 지켜보자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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