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드론 오폭' 유족 "미국은 대면 사과하고 보상해야"
"희생자는 테러리스트 아냐…공습 책임자 처벌받아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국의 드론 오폭으로 가족을 잃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미국 측에 대면 사과와 보상 등을 요구했다.
19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의 미군 드론 공습으로 세 살 난 딸 말리카를 잃은 에말 아흐마디는 "사과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며 공습 책임자가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 가족들은) 경제적 보상과 함께 미국이나 안전한 다른 나라로의 이주도 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미군의 카불 시내 드론 공습으로 인해 어린이 최대 7명을 포함해 민간인 10명이 사망했다.
미군 당국은 공습 당시 카불 공항에 대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임박한 위협이라며 차 한 대를 지목하고 폭격했고 최소 1명의 IS-K 대원과 3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 언론은 이 공습이 오폭이라는 의혹을 제기했고, 뉴욕타임스(NYT)는 공습 표적이던 차량 운전자가 미국 구호단체 '영양·교육인터내셔널'(NEI)의 협력자인 제마리 아흐마디였다고 보도했다.
이후 케네스 매켄지 미 중부 사령관은 지난 17일 "참담한 실수였다"며 오인 공습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희생자 가족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제마리 아흐마디의 조카인 파르샤드 하이다리는 AFP통신에 미국은 지금까지 희생자 가족에 직접 연락하지 않았다며 "그들(미국 측)은 여기로 와서 대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다리는 이번 공습으로 인해 형 나세르와 사촌들을 잃었다.
하이다리는 "그들(희생자)은 테러리스트가 아니었다"며 "나세르는 약 10년간 미국인과 일했고, 제마리도 국제기구에서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희생자 모두 (아프간 탈출 관련) 대피 서류를 받은 상황이었다"며 "모두 곧 미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린 어떤 상황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중부사령부의 조사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오스틴 장관의 검토 지시에는 오폭 책임 여부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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