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美합참의장 통화시점에 국방부도 中과 전화…"일상 교류"
당시 트럼프 충성파 국방대행 "항명"…前당국자 "회의서 보고된 사안" 반박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합참의장이 작년 대선 전후로 중국에 공격 의사가 없음을 알려주는 통화를 한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이는 가운데 비슷한 시점에 국방부 고위직도 중국 측과 통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였던 채드 스브라지아는 의회 폭동 당일인 1월 6일 중국 카운터파트와 통화했다. 이 시점은 밀리 합참의장이 중국 측과 통화한 1월 8일보다 이틀 앞선 때였다.
밀리 의장의 통화 사실이 알려진 직후 트럼프 전 정부 인사들과 공화당이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지만, 정작 당시 국방부 역시 중국 측과 소통을 한 셈이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한 전직 당국자는 스브라지아 전 부차관보의 통화를 정권 이양이 임박한 가운데 벌어진 '일상적인 교류'라고 했다.
밀리 의장도 당시 자신의 중국과 통화가 일상적인 것이었다며 전략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동맹과 적을 모두 안심시키려 행해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완벽하게 직무의 의무와 책임 범위에 있었던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스브라지아 전 부차관보가 중국 측과 통화했을 때 국방부 책임자는 크리스토퍼 밀러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대선 패배 직후인 작년 11월 9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하고 '충성파' 밀러를 대행에 앉혔고, 그는 2개월여간 직무를 수행했다.
밀러 당시 대행은 밀리 합참의장의 통화 사실이 공개되자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군에 대한 민간 통제라는 신성한 원칙을 위반한 수치스럽고 전례 없는 항명"이라고 비난하며 자신이 그런 개입을 승인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전직 당국자는 밀리 합참의장의 중국과 통화를 스브라지아 전 부차관보가 알지 못한 채 이뤄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일상적인 전화는 국방장관에게 보고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밀러 전 대행은 자신이 비난한 것은 1월이 아닌 10월 말에 행해졌던 밀리 합참의장의 통화라고 했다. 그때는 에스퍼가 국방장관이었다.
그러나 한 전직 관리는 밀리 의장의 통화를 "중국이 엄청난 오산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와 사실에 근거해 위험을 낮추려 취해진 정교하고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게다가 작년 12월 초 밀러 당시 대행과 밀리 합참의장, 국방부 고위직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밀리 의장이 밀러 대행에게 중국 카운터파트와 공개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고 또 다른 전직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회의 석상에서 밀리 합참의장이 밀러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는 것이다.
한 전직 당국자는 "(밀리 의장의 통화는) 정권 이양 시기가 중국이 모험주의로 여길 기회로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을 중국에 상기시킬 좋은 기회였다고 밀리 의장의 참모들과 그 때 대화를 나눴다"며 "이는 책임감 있는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밀리 합참의장의 두 차례 화상통화 현장에는 모두 15명이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여기엔 국무부 관계자도 있었지만 국방부 소속은 없었다고 한다.
통화 녹취록은 없지만 일부 참석자가 메모했고 이는 정보 당국에도 공유됐다.
앞서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등이 내놓을 서적 '위기'(Peril)는 밀리 의장이 작년 10월 30일과 올해 1월 8일 리줘청 중국 합참의장에게 전화해 미국은 안정적이고 중국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고 적어 논란을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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