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룰라, 화려한 부활 예고…대선 지지율 선두 질주

입력 2021-09-18 09:11
브라질 좌파 룰라, 화려한 부활 예고…대선 지지율 선두 질주

재선 노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신뢰도 급추락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 전직 대통령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대선주자 지지율 선두를 질주하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 결과 룰라 전 대통령은 44%를 기록해 26%에 그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다른 대선주자들은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내년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으면 56% 대 31%로 룰라가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룰라 전 대통령이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30%대에 갇힌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을 믿지 않는다는 응답이 57%로 나와 그에 대한 신뢰도가 급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15일 3천66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다타폴랴가 전날 발표한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 평가는 긍정적 22%, 부정적 53%·보통 24%, 무응답 1%로 나왔다. 이는 2019년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래 다타폴랴 조사 가운데 가장 나쁜 결과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친정부 시위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좌파는 물론 우파 성향 시민단체들까지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는 탄핵 추진설이 흘러나오는 등 위기감은 더해가고 있다.

특히 상원 코로나19 국정조사위원회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책임을 적시하는 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조사위원장은 코로나19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국정조사위 법률 자문그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은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브라질 헌법은 대통령의 책임 회피를 탄핵 추진 사유로 인정하고 있어 보고서가 나오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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