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도 친환경에 꽂혔다…연료 효율 높이고 탄소배출 줄이고
대한항공[003490], 탄소중립항공유·바이오항공유 도입 추진
신형 항공기로 온실가스 감축…LCC, 종이 자료→태블릿PC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디딘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도 '친환경 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항공기 운항으로 배출되는 탄소량은 전체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2%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미미하지만, 최근 화두가 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항공사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SK에너지와 손잡고 탄소중립항공유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탄소중립항공유는 원유 추출, 정제, 이송 등 생산 과정에서 사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양을 산정한 뒤 해당량만큼 탄소배출권으로 상쇄해 실질적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 항공유다.
대한항공은 우선 제주와 청주 출발 국내선 항공편의 1개월 소요분 탄소중립항공유를 구매하기로 했다.
올해 6월에는 현대오일뱅크와 바이오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곡물·식물· 해조류·동물성 기름 등에서 뽑아낸 성분을 합성·가공해 생산하는 바이오항공유는 기존 항공유보다 온실가스를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2017년 국내 항공사 최초로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연료가 혼합된 항공유를 사용해 미국 시카고-인천 구간을 운항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10대를 운영 중인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B787-9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기체의 50%가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된 B787-9는 동급 기종과 비교하면 좌석당 연료 효율이 20% 높고, 이산화탄소 및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20% 적다.
최근 도입된 에어버스의 A220-300은 최신 엔진이 장착돼 동급 항공기 대비 좌석당 탄소 배출량이 25% 감축됐다. 지난해 A220-300의 국내선 운항을 통해 운항 거리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8.32% 개선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운항 때 최적의 연료를 탑재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고, 착륙 후 지상 활주 때 엔진 1개를 끄고 이동하는 등의 연료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A321네오의 연료 효율성은 기존 대비 15% 향상됐고, A350의 연료 소모량도 25%가량 개선됐다. 미국 시애틀 노선의 경우 A350 운항 기종으로 교체한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간 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친환경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운항 때 법적 기준을 넘어선 추가 연료 탑재를 최소화하고, 단축 항로 설정을 통해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진에어[272450]와 티웨이항공[091810]은 EFB(전자비행정보)를 도입해 조종실에 비치된 운항 매뉴얼 등의 종이 자료를 태블릿PC로 대체했다.
진에어 객실 승무원은 태블릿PC를 이용해 비행 전 필수 점검 항목인 운항 정보, 탑승객 예약정보 등을 확인한다.
제주항공[089590]은 다양한 환경 관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항공 조종사들이 참여하는 북극곰 살리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북극곰 살리기 프로젝트는 활주로에 진입할 때 정지하지 않고 이미 확보한 동력을 활용하는 '활주이륙'과 활주로의 끝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진입해 이륙하는 '중간이륙' 등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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