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영변 우라늄 농축공장 냉각장치 제거…목적은 불분명"
"교체 또는 재배치될지 두고 봐야…주변 새로운 공사 시작"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냉각 장치를 제거했으며 그 목적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밝혔다.
16일(현지시간) 38노스가 8∼9월 찍힌 상업 위성사진 판독 결과를 토대로 공개한 글에 따르면 영변 우라늄 농축 공장의 캐스케이드(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연결한 설비) 홀 옆 별관 옥상에 있는 냉각 장치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 사이에 제거됐다.
38노스는 적절한 공기 조절과 시스템 냉각은 캐스케이드 홀 내부의 일정 온도 유지를 포함해 우라늄 농축 과정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냉각을 위한 다른 수단이 없다면 우라늄 농축 공장이 현재 가동 중일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냉각 장치가 교체 또는 재배치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38노스는 "우라늄 농축 공장에서 원심분리기 홀의 냉각 능력은 2014년 이후 북한 농축 프로그램의 초점이자 쟁점이 돼왔다"고 짚었다.
북한은 2014년 캐스케이드 홀의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3개의 냉각 장치를 업그레이드했다고 이 매체는 말했다. 작년에는 첫 번째 홀과 연관된 냉각 장치 하나가 영구 제거됐고 5개의 나머지 장치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1일 사이에 제거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3일 IAEA 이사회에서 북한이 최근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에서 냉각 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까지 가동 중단 상태였던 우라늄 농축 공장을 재가동하려는 징후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38노스는 "장치 철거의 목적은 불분명하다"며 이는 냉각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일 수 있다고 짚었다.
캐스케이드 홀의 초기 냉각 장치 3개 세트는 건물에 너무 가까이 배치돼 홀 지붕의 서리와 얼룩으로 인해 결로 문제가 생겨 교체해야 했다고 이 매체는 말했다. 이는 2014년 교체됐지만, 또 다른 새로운 세트가 설치된 후 교체됐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설치는 당시 지속되던 원심분리기의 작동 중단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38노스는 말했다. 그렇지 않다면 특정 유형의 냉각 시스템이 단순히 사용 수명이 다했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냉각 시스템의 기대 수명은 일반적으로 15∼20년이지만, 불규칙한 유지·보수, 극단적 기상 조건, 전력 불일치는 수명을 단축할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실제로 공장의 운영 기능에 더 적합한 시스템으로 냉각 장치를 교체하는 과정에 있다면, 대체 냉각 수단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고 가정할 경우,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완료될 때까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38노스는 주장했다.
38노스는 또한 이달 1∼9일 사이에 벽이 건설된 캐스케이드 홀 바로 북쪽 지역에서 새로운 공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달 9∼14일 사이에 이 지역 동쪽 끝에서 땅파기가 시작됐으나 이 활동의 목적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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