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대표, SNS를 차에 비유 "파괴보다 가치 창조 많아"

입력 2021-09-17 10:31
수정 2021-09-17 10:33
인스타그램 대표, SNS를 차에 비유 "파괴보다 가치 창조 많아"

인스타그램 두둔했다가 "자동차는 규제받는다" 비판 여론 직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페이스북의 사진·동영상 서비스 인스타그램의 대표가 교통사고로 많은 사람이 죽지만 자동차가 제공하는 가치가 크다며 이를 소셜미디어에 비유했다가 여론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는 15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리코드의 팟캐스트에 나와 "우리는 자동차 사고 때문에 차가 없었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대체로 자동차는 이 세상에서 파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한다"고 말했다고 경제매체 CNBC가 16일 보도했다.

그는 이어 "나는 소셜미디어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소셜미디어를 차에 비유했다.



그의 발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페이스북의 내부 서류를 인용, 인스타그램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페이스북이 알면서도 이를 계속 운영해왔다고 보도한 뒤 나왔다.

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10대들에게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파악했다. 그중에는 10대 소녀의 32%가 자기 몸이 불만스러울 때 인스타그램이 기분을 더 나쁘게 한다고 말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보도 뒤 미국 의회에서는 정파를 가리지 않고 페이스북에 이 회사의 서비스가 10대와 어린이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한 답을 내놓으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팟캐스트 진행자가 '담배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듯 인스타그램이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없애거나 규제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모세리 대표는 이런 비유를 들어 답한 것이다.

모세리 대표는 이 질문에 "전혀 아니다. 나는 아주 제한적인 장점이 있는 마약이나 담배와 비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동차는 긍정적인, 그리고 부정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은 모세리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소셜미디어와 달리 자동차 업계는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론자 중에는 브라이언 볼런드 전 페이스북 임원도 있었다. 볼런드는 "우리는 또 자동차에 대해서는 규제와 도로교통안전국(NHTSA)을 두고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모세리 대표는 논란이 일자 트위터에 자동차 비유가 "완벽하진 않았다"면서도 사람들을 연결하는 소셜미디어가 해를 끼치기보다는 좋은 일을 더 많이 한다고 믿는다는 글을 올렸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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