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권 안보협의체 CSTO 정상회의…아프간 사태 대응 논의

입력 2021-09-16 23:06
옛 소련권 안보협의체 CSTO 정상회의…아프간 사태 대응 논의

"타지크-아프간 국경 경비 강화키로…1개월 뒤 대규모 연합훈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아프가니스탄 정세가 불안정해진 가운데 아프간에 인접한 옛 소련국가들이 중심이 된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들이 16일(현지시간) 정상회의를 열고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앙아 국가들로 이루어진 CSTO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중앙아 남부 지역 안보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CSTO는 지난 2002년 옛 소련에 속했던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6개국이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다.

측근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으로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의 '성급한 아프간 철군'이 CSTO에 새롭고 정말 심각한 도전과 위험을 야기했다"며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을 겨냥했다.

의장국을 맡은 타지키스탄의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도 타지크가 CSTO 의장국을 맡은 시기가 아프간 정세 악화 등의 심각한 도전과 위협 시기와 겹쳤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아프간 정세가 내전 위험을 내포한 심각한 불안정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CSTO 정상들은 타지크-아프간 국경 지역 경비 강화를 위한 조치를 서둘러 취하고, 1개월 뒤 상황 악화에 대비한 일련의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하기로 했다.

정상들은 또 미국, 중국, 파키스탄 등을 비롯한 모든 아프간 사태 관련국들에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실질적 협상을 조속히 벌일 것을 촉구했다.

정상들은 이밖에 CSTO 신속대응군 부대들을 현대적 무기로 무장시키기 위한 계획도 승인했으며, 기구 내 조직으로 군사 경찰, 군사 검찰 및 법원 창설 등을 규정한 협정에도 서명했다.

한편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 외무장관과 이란 외무장관 측근 등 4개국 외무 대표들도 두샨베에서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의 지역 현안 논의를 위한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외무부가 이날 밝혔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