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3.3㎡당 분양가 상위 10개 주택 중 8개가 도시형생활주택

입력 2021-09-16 10:58
강남서 3.3㎡당 분양가 상위 10개 주택 중 8개가 도시형생활주택

"소형주택 공급 위해 도입된 제도가 고분양가 수취 수단으로 전락"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서울 강남권에 공급된 3.3㎡당 분양가 상위 10개 주택 가운데 8개는 도시형생활주택인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은 1천809개 사업장의 3.3㎡당 분양가 상위 10곳 중 8곳이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장이었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더샵 반포 리버파크' 도시형생활주택은 3.3㎡당 7천990만원에 달해 가격이 가장 높은 주택에 이름을 올렸다.

강남구 논현동 '루시아 도산 208'(7천900만원), 강남구 도곡동 '오데뜨오드 도곡'(7천299만원), 강남구 역삼동 '원에디션 강남'(7천128만원)의 도시형생활주택도 3.3㎡당 분양가격이 7천만원을 넘었다.

도시형생활주택이 아닌 주택 중 3.3㎡당 분양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였다.

이 단지의 3.3㎡당 분양가는 5천280만원으로, 더샵반포리버파크 도시형생활주택보다 2천717만원이나 낮았다.

도시형생활주택이 아파트보다 비싼 이유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처음 도입된 도시형생활주택은 무주택 서민과 1·2인 가구가 저렴한 가격에 거주할 수 있는 소형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공급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음방지대책 수립, 건축물 간 이격거리 기준, 주차장 설치 기준 등을 면제하거나 완화했다.

또 주택법은 공공택지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 중 분양가 급등이나 청약 과열 등으로 시장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는 지역의 민간택지에서 분양하는 공동주택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은 상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서울시 중구 인현동에 공급된 '세운푸르지오 헤리시티' 도시형생활주택 전용면적 24㎡ 기준으로 가구당 최저 분양가는 4억1천770만원이었다.

이는 같은 면적의 아파트 가구당 최저 분양가(2억7천560만원)의 1.5배 수준이다.

같은 부지에 같은 건설사가 같은 규모로 지은 주택이라 하더라도, 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분양가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소병훈 의원은 "최근 건설사들이 양질의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부지에서도 분양가 규제를 피하고자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하는 편법·꼼수 분양을 하고 있다"며 "저렴한 소형주택 공급을 위해 도입한 도시형생활주택 제도가 고분양가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고분양가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