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리에 러 용병 '와그너' 주둔설…프랑스 강력 반발

입력 2021-09-16 01:15
아프리카 말리에 러 용병 '와그너' 주둔설…프랑스 강력 반발

러 영향력 증가에 독일도 프랑스 편들기…말리 군정, 안보협력 상대 전환 모색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서아프리카 말리에 러시아 용병이 주둔할 것이라는 소식에 프랑스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는 옛 식민지인 말리에 2013년부터 수천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공군까지 동원해 이슬람국가(IS) 등에 맞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해왔다.

말리 군사정권은 러시아 용병 최소 1천 명을 현지에 주둔시키기 위해 러시아 사설 보안업체 와그너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말리 군정은 와그너 측과 대화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았다고 AFP 통신도 전했다. 그러면서 말리의 대중 정서가 러시아에 가깝고 중기적으로 안보 정책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리의 국방장관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탱크 훈련을 참관하기도 했다.

와그너는 이번 계약 대금으로 1천100만 달러(약 128억 원)를 받으면서 말리군을 훈련하고 고위 관리들에 대한 경호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 측은 말리 광업에 대한 접근권을 갖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프랑스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장관은 만약 러시아 용병이 말리에 주둔한다면 말리에서 프랑스군은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다.

독일도 프랑스 편을 들고 나섰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부 장관은 15일 트위터에서 러시아 용병의 말리 주둔은 "지난 8년간 유엔과 유럽연합(EU) 현지 지원팀이 말리에서 해온 모든 일들을 의문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말리에서 지난 5월 2차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이후 6월 양국 군사협력을 중단했다. 또 말리 등 사헬지역에 주둔하는 프랑스군 5천 명을 감축하는 대신 다른 유럽국가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로 안보 작전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와그너 그룹은 이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군사 훈련 등의 업무를 하면서 아프리카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첨병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인권단체 등은 와그너가 인권유린 등의 혐의가 있다고 비판해왔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와그너에 관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프리고진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공식적으로는 와그너 주둔을 위한 회담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부인하면서 어떤 군사 대표도 말리에 주둔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말리의 경우 프랑스가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곳이나 러시아가 세력을 뻗치면서 아프리카 파워 역학을 흔들고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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