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즉시 활용 가능한 탄소감축 기술개발에 4천억원 투입
NDC 상향 관련 주요 기업과 간담회…"실행 가능한 목표 마련"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정부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을 위해 즉시 상용화할 수 있는 탄소 감축 기술 개발에 약 4천억원을 투입한다.
장기적으로는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6조7천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사업을 추진하고, 탄소중립 투자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도 5조원 이상으로 늘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문승욱 장관 주재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주요 기업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지원 계획을 밝혔다.
앞서 2030년 NDC를 35% 이상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이른바 '탄소중립기본법'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는 다음 달 중 2030년 NDC를 확정해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35% 이상' 감축을 놓고 산업계에서는 국내 제조업의 기술 개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기업에 부담이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포스코[005490], 금호석유화학, GS칼텍스, 현대자동차[005380] 등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75.8%를 차지하는 철강, 석유화학 부문의 주요 기업들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높은 제조업 비중 등 우리 산업 여건과 생산량 전망, 가용 가능한 감축 수단 등을 고려해 산업부문 NDC 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탄소중립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업계 의견이 반영돼 도전적이면서도 실행 가능한 목표가 설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자발적 투자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원 정책 방향도 설명했다.
먼저 과감한 한계 돌파형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 향상, 연·원료 대체 등 즉시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 개발에 내년에 4천179억원을 투입한다.
장기적으로는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실증-사업화 등 전주기 예비타당성 사업을 2030년까지 6조7천억원 규모로 추진한다.
아울러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원천기술 범위를 확대해 투자세액공제를 강화하고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의 저탄소 전환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KDB 탄소스프레드(5조원)와 산업부의 탄소중립전환 융자 지원(1천500억원)을 활용해 탄소중립 투자에 5조1천억원 이상의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탄소 다배출 업종의 공정 전환 지원, 탄소중립 선도 플랜트 구축 등에는 내년에 1천45억원을 투입한다.
사업재편 지원을 강화해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취약한 산업을 신(新)산업으로 전환·육성하는 데도 힘을 쏟는다.
이외에 탄소중립 전환 투자 시 규제특례 등을 내용으로 하는 '탄소중립 산업전환 특별법'(가칭)을 연내 발의해 제정한다. 이를 통해 전방위적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기업들은 탄소중립이 매우 도전적인 과제이나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는 데 공감하고,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혁신기술·제품 개발과 대규모 감축설비 및 저탄소 공정 전환 투자에 대해 정부가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포스코는 배출권 거래제도를 개선하고 녹색투자 활성화 취지에 맞는 녹색분류체계를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석유화학 탄소중립 연구개발(R&D) 예타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GS칼텍스는 배출권거래제의 상쇄감축 사업 인정 비율 상향을 각각 당부했다.
현대차는 수소차 충전 인프라 확충, 구매 인센티브 확대, 부품 생태계의 미래차 전환 지원 등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업계 건의 사항을 적극 검토해 '탄소중립 산업대전환 비전과 전략'을 연말까지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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