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계 악화 캐나다 총선 주시…"중국 적대시, 역공 불러"
홍콩매체 "캐나다 입장, 누가 집권하든 미중관계에 달려있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역대 최악인 가운데, 중국이 캐나다 총선에서 중국에 맞서겠다는 공약을 내건 야당을 비판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오는 20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캐나다 조기총선에서는 집권 자유당과 제1야당 보수당이 30%대 지지율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보수당은 5세대 이동통신(5G) 분야에서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서 탈퇴하는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내용의 선거공약을 내놓았다.
보수당은 "우리는 중국공산당에 맞서야한다"며 공약에서 대만과의 무역, 북극 영토 주장 등과 관련해 중국을 여러차례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비해 자유당의 공약에서는 "중국, 러시아, 이란을 포함해 권위주의 국가들의 불법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에 맞서 동맹과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을 통해 중국이 한차례만 언급됐다.
충페이우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달 25일 현지 매체 힐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리를 모욕하는 어떠한 정치인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충 대사는 보수당을 겨냥한 발언이냐는 질문에 "어떤 이들은 개인적인 정치적 이익을 캐나다인 전체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며 중국과 관련한 이슈를 과장한다"고 답했다.
SCMP는 "주재국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외교 관례를 깨고 충 대사가 인터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에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중국 관련 주제를 과장하는 것은 캐나다 보수당이 가진 패가 별로 없고 유권자에 호소할 좋은 정책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만일 캐나다 정부가 그러한 적대적인 발언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중국의 역공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고통은 캐나다가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는 캐나다가 2018년 12월 화웨이 창업자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검거하면서 악화했다.
그로부터 9일 후 중국은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와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 등 두명의 캐나다인을 구금했다.
다만 캐나다 전문가들은 누가 집권을 하든 캐나다 정부의 입장은 미중 관계에 달려있으며, 캐나다의 독자적 운신의 폭은 적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마이클 바이어스 교수는 SCMP에 "우리는 코끼리와 용 사이에 낀 쥐"라며 "미중관계가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2015년 집권했을 때와 비교하면 자유당의 중국 관련 발언이 상당히 강경해졌으며, 캐나다인들의 반중 정서를 정확하게 읽은 보수당은 자유당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캐나다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4%만이 중국에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의 48%에 비해 뚝 떨어진 것이다.
바이어스 교수는 "지금 캐나다에서 반중 정서가 매우 넓게 퍼져있다"며 "보수당은 캐나다 여론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으며 이를 선거 이슈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집권 자유당은 중국에 구금된 두 캐나다인 문제로 너무 강하게 나갈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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