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도발 '위협'이라면서 '외교' 방점…"대북관여 준비 여전"(종합)

입력 2021-09-14 05:56
美, 北도발 '위협'이라면서 '외교' 방점…"대북관여 준비 여전"(종합)

백악관 "언제 어디서나 무조건 만남 가능"…국방부 "위협, 순항미사일 사거리 짧아"

로이터 "핵 탑재 최초 장거리 순항미사일 될수도…소형탄두 기술 불분명"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변덕근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에도 대북 외교적 접근법은 변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부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관련 질문에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향해 북한에 관여할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며 "우리의 대북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피에르 부대변인은 "우리 정책은 미국과 동맹, 우리의 배치된 군의 안보를 증진하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에 문을 열어두고 이를 추구하는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제안은 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외교적 노력은 변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백악관의 이런 언급은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긴장을 끌어올리는 상황에도 외교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북한의 이번 시험 발사가 유엔 안보리에서 금지하는 탄도미사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굳이 맞대응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13일 밝힌 바 있다.

이에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전날 성명에서 "이 행위는 북한이 군사 프로그램 개발에 지속해서 집중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주변국 및 국제사회에 제기한 위협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방어라는 미국 약속은 철통같다"고 밝혔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미리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정보 활동을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보도를 알고 있다며 전날 인태사령부의 성명 내용을 상기했다.

커비 대변인은 북한의 시험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냐는 질문엔 "구체적으로 확인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확답을 피했다. 다만 "이는 북한이 역내 및 해당 국가들에 지속해서 가하는 위협을 강조한다"고 반복했다.



그간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경우가 아니면 대응을 자제해왔다. 바이든 정부 들어 지금까지 4번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고, 이번까지 포함해 3번이 순항미사일이었다. 지난 3월 순항미사일 도발 시 바이든 대통령은 "여느 때와 같은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반면 같은 달 탄도미사일 도발을 했을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적시하면서 추가 긴장 고조 시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하게 경고했었다.

커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탄도미사일은 순항미사일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멀리 날 수 있고, 탄두도 더 크다. 보통 순항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 사거리가 짧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는 북한의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가 위협적이지만 안보리에서 금지한 무기가 아닌데다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탄도 기술을 활용한 미사일이 아닌 상황이라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미 국방부와 인태사령부가 북한의 행동을 위협으로 규정했지만, 방점은 이날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밝힌 '외교'에 찍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군 당국이 이번 시험 발사를 '위협'으로 본 데에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또 다른 핵 운반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시험 발사와 관련해 핵을 탑재할 수 있는 북한 최초의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그런 시험을 수행한 첫 징후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는 "북한이 순항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작은 탄두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가졌는지 불분명하지만, 김정은은 올해 초 소형 폭탄 개발이 최우선 목표라고 한 바 있다"고 했다.

honeybee@yna.co.kr, b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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