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기관에도 사정 칼날…"금융리스크 배후엔 부패"

입력 2021-09-13 17:47
中, 금융기관에도 사정 칼날…"금융리스크 배후엔 부패"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당국이 금융 리스크의 배후에 부패가 있다며 부패 척결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금융기관 고위직 인사들이 잇따라 조사를 받거나 처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중국 공산당 사정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 주관매체 중앙기검감찰보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신은행 광저우(廣州)지점장을 지낸 셰훙루(謝宏儒)가 비리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같은 날 중국농업은행 장쑤성 지점장을 지낸 가오여우칭(高友淸)은 공산당에서 제명됐고, 9일에는 국가개발은행 부은행장 허싱샹(何興祥)의 조사 소식도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달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 당시 금융 리스크 예방을 강조하면서 "금융부패 처벌과 금융 리스크 위험 예방통제를 하나로 묶어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한 가운데 이뤄졌다.

중앙기검감찰보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상은행 등 4대 국유은행에서 최소 8명의 고위직이 조사를 받았다. 또 국가 정책은행에서 최소 10명의 고위직이 처벌됐고, 지방금융기관들에서도 다수가 처벌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비리 유형은 직권 남용, 대출 규정 위반, 횡령, 불법 투자 등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금융업 기관의 총자산은 353조1천900억 위안(약 6경4천조원)으로, 이 가운데 은행업 319조7천400억 위안(약 5경8천조원), 보험업 23조3천억 위안(약 4천243조원), 증권업 10조1천500억 위안(약 1천848조원)이었다.

베이징(北京)대 청렴건설연구센터 좡더수이(庄德水) 부주임은 "이익과 자원이 집중된 금융 부패사건은 금액이 많고 은밀·복잡하다"면서 "금융 부패로 인한 리스크가 실물 경제에 충격을 주고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기검감찰보는 "최근 처벌한 금융 부패사건을 보면 금융 리스크의 배후에 항상 금융부패가 있었고, 금융부패는 금융위험을 유발·심화시키기 쉽다"면서 "금융 반부패는 위험을 막고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아직 금융부패의 바닥까지 정리하지 못했다"면서 "정치 및 경제문제가 섞여 발생하고 관련 금액이 많다"고 지적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