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텐센트에 "서로 플랫폼 열어라"…반독점 고삐(종합2보)

입력 2021-09-13 20:29
中 알리바바·텐센트에 "서로 플랫폼 열어라"…반독점 고삐(종합2보)

"정부, 17일까지 개선 '최후통첩'" 보도도…'단계적' 개선 지시

관영매체 "기득권 기업들 정신 차리고 담 허물어야"

FT "中, 알리페이 대출서비스 분할 지시…이용자 정보는 국영 합작회사로"



(베이징·상하이=연합뉴스) 김윤구 차대운 특파원 김지연 기자 =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인터넷 기업들에 플랫폼에서 라이벌 업체의 인터넷 링크를 차단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13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9일 인터넷 주소 링크 차단 문제에 관한 행정지도회를 열었다.

공업정보화부는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모든 플랫폼이 기한 내 링크 차단을 없애지 않으면 법에 따라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바이두(百度), 화웨이(華爲), 샤오미(小米), 360, 왕이(網易) 등이 참석했다.

화상보 등 매체는 오는 17일까지 각 플랫폼이 링크 차단 해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당국이 법 집행에 나설 것이며, 개선 지시를 계속 거부하면 앱 다운로드 금지 등의 조치까지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링크 차단 해제는 이용자의 합법 권익을 보호하고,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며, 인터넷 업계의 장기적 발전 기초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오즈궈(趙志國) 공업정보화부 정보통신관리국장은 13일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 기자회견에서 당국이 업계에 타사 인터넷 주소 링크 차단 행위 중단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자오 국장은 "합법적인 링크 접속을 보장하는 것은 인터넷 발전의 기본적 요구 사항"이라며 "정당한 이유 없이 링크 연결을 제한한 것은 이용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타 업체 인터넷 링크 차단 관행은 중국 규제 당국이 최근 새로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문제다.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7월 26일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의 핵심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기업들을 대거 불러 모은 가운데 향후 6개월 동안 데이터 안보 위협, 시장 질서 교란, 이용자 권익 침해 등에 걸친 인터넷 산업 집중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는데 당시까지만 해도 인터넷 링크 차단 문제는 '중점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자오 국장은 인터넷 링크 차단 문제가 이번 집중 단속의 중요 점검 사항이 될 것이라면서 해당 기업들이 관련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당국이 이번에 '단계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외부 인터넷 접속 제한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업체들에 '시정'을 위한 시간을 어느 정도까지는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천빙(陳兵) 난카이대학 경쟁법연구센터 주임은 중국 플랫폼 경제 생태계가 최근 몇 년 사이 '개방'에서 '폐쇄'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의 쇼핑 앱인 타오바오(淘寶)와 톈마오(天猫·T몰)에서는 텐센트의 위챗페이를 받지 않는다. 위챗에서는 일상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모멘트'에 타오바오의 상품 링크를 직접 올릴 수 없다.

중국은 빅테크의 독점적 지위 남용에 대한 규제를 끊임없이 강화하고 있다.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 4월 알리바바가 입점 상인들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다고 결론 내리고 사상 최대 규모인 182억2천800만 위안(약 3조1천억원)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런 당국의 반독점 규제 강화 조치에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자사 플랫폼에서 상대방 서비스가 구동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7월 보도했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는 타오바오에서 위챗페이를 도입할 수 있으며 텐센트는 타오바오 등의 전자상거래 목록을 위챗에서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영 중국망은 논평에서 "플랫폼 간의 링크 차단은 개방과 공유라는 인터넷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장벽은 본질적으로 독점의 속성을 띄며 경쟁 라이벌을 억누르고 사회 부담을 늘리며 혁신을 가로막는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기득권을 누리는 강력한 플랫폼이 성장 중인 기업을 눌러 죽이고 이용자를 장벽에 가둬버렸다"면서 "담을 쌓고 배타적인 방식으로 돈을 벌었던 기업들은 정신을 차려 담을 허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알리페이의 대출 서비스를 분할하라고 지시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도 나왔다.

알리페이는 알리바바그룹 핀테크 업체인 앤트그룹의 결제서비스로 약 10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신용카드 서비스와 유사한 '화베이'와 소액 신용 대출서비스인 '제베이'를 분리해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들라는 취지다.

중국 당국은 또 앤트그룹이 대출 이용자 정보를 부분적으로 정부 소유가 될 새 합작 벤처회사에 넘기기를 원하고 있다고 FT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 금융규제 당국자와 가까운 익명 관계자는 "정부는 빅테크의 독과점이 정보에 대한 통제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며 "이를 끝내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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