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물원 고릴라 13마리 코로나 집단감염…사육사가 옮긴 듯
애틀랜타 동물원에서 발생…백신접종 마친 사육사, 무증상 감염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동물원에서 고릴라 13마리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12일(현지시간) 현지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애틀랜타 동물원(Zoo Atlanta)에서 고릴라 13마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7마리의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동물원 사육사들은 고릴라들이 최근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리며 입맛을 잃음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했다.
조지아대학교 애선스 수의학분석연구소는 동물원에서 보내온 고릴라의 검체를 분석한 후 양성 판정을 내렸다. 이 동물원은 미국 국립 수의학연구소의 최종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애틀랜타 동물원 동물보건국 선임 국장 샘 리베라 박사는 동물원 사육사가 고릴라들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육사는 무증상 감염 상태로 동물원에 출근했으며, 나중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백신을 두 차례 접종받았으며, 동물원 수칙에 따라 마스크와 장갑, 얼굴 가리개, 방호복을 착용했다.
동물원 측은 나이가 많은 고릴라 일부가 심각한 합병증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60세인 동물원 내 최고령 고릴라 '오지'가 집중 관찰 대상이 되고 있다.
동물원 측은 "(합병증 가능성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으며, 매일같이 상태를 관찰 중"이라고 밝혔다.
동물원 측은 모든 고릴라를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는 한편,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개발한 동물용 코로나 백신인 조에티스 접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미 보르네오 오랑우탄과 수마트라 오랑우탄, 수마트라 호랑이, 아프리카 사자와 구름무늬 표범에 대한 백신 접종을 마쳤다.
이번 사건은 동물원 내 고등 유인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두 번째 사례다. 지난 1월 샌디에이고 동물원 사파리 공원에서 고릴라 8마리가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동물원 고릴라가 관람객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밝혔다. CDC는 동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에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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