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베트남 내편 만들기' 경쟁…백신·방위 장비로 '환심'

입력 2021-09-12 11:08
중일 '베트남 내편 만들기' 경쟁…백신·방위 장비로 '환심'

일본은 방위상·중국은 외교부장 베트남에 같은 날 파견



(도쿄·베이징=연합뉴스) 이세원 한종구 특파원 = 중국과 일본이 베트남과의 우호 관계 강화를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가 베트남과 방위 관련 협약을 체결한 날 중국 정부는 베트남에 백신 추가 제공을 약속하는 등 '환심 사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베트남 양국 정부는 11일 '방위 장비품·기술이전 협정'을 체결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을 방문 중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하노이에서 열린 판 반 장 베트남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날 체결한 협정에 근거해 양국 간 방위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법의 지배에 토대를 둔 기존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호위함의 베트남 기항을 추진하는 등 양국 방위 협력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앞서 미국, 영국, 호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과 방위 장비 및 기술 이전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베트남이 11번째 체결 상대국이 됐다.

기시가 작년 9월 방위상에 취임한 후 외국을 직접 방문한 것은 베트남이 처음이며 이는 일본이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일본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베트남과의 우호 관계를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시 방위상은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베트남의 방위 협력은 지역이나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더 적극적으로 공헌하기 위한 협력이라고 재정의하며 새로운 단계에 들어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은 자국을 고립시키려는 시도를 견제했다.

역시 11일 베트남을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를 만나 "양국은 남중국해에서 어렵게 얻은 평화와 안정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그는 "외부 세력의 간섭과 도발을 공동으로 저지하고, 국제 사회에 중국과 베트남 인민이 지혜롭게 의견 차이를 극복하고 협력한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외교부장은 중국이 연내에 베트남에 약 300만 회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추가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12일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 하루 전에 베트남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한 바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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