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클라우드 업체도 "낙태제한법에 텍사스 떠나려는 직원 지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의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세일즈포스가 텍사스주(州)의 낙태 제한법으로 걱정하는 직원과 그 가족들의 이사를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경제매체 CNBC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일즈포스는 10일 수천명의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텍사스주의 낙태 제한법 시행 뒤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있을지 우려하는 직원과 그 가족이 있다면 이사를 지원해주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우리는 우리 모두가 깊이 간직한, 그러나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존중한다"며 "기업으로서 우리는 세일즈포스, 그리고 모든 곳에 있는 모든 여성과 함께 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이 있는 주에서 출산 관련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이 우려된다면 세일즈포스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이 곧장 이사하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마크 베니오프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하나(Ohana·가족을 지칭하는 하와이 말), 당신이 이사하고 싶다면 우리가 텍사스를 벗어나도록 돕겠다. 당신의 선택이다"라고 밝혔다.
세일즈포스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정보기술(IT) 기업으로, 텍사스주 댈러스에도 직원이 약 2천명 있다.
텍사스주는 이달 1일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시점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법의 시행에 들어갔다.
통상 임신 6주가 되면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데 이때는 대부분 여성이 임신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시점이어서 사실상 낙태를 전면 금지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텍사스주의 낙태 전면 제한 뒤 미국에서는 이에 반발하며 낙태하려는 여성이나 이런 여성을 도와주는 사람을 지원하겠다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범블'은 이 주에서 낙태하려는 사람을 지원하는 구제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주 댈러스에 있는 데이트 앱 기업 '매치'의 샤 두베이 최고경영자(CEO)도 개인적으로 펀드를 만들어 텍사스주 밖으로 나가 낙태 시술을 받을 필요가 있는 직원과 부양가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차량호출 업체 우버와 리프트는 낙태 제한법에 따라 고발되는 운전기사를 위해 기금을 조성하고 이들의 법률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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