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기후변화총회 앞두고 중·인도 상대 탄소감축 외교전
존슨, 시진핑 만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치 상향 설득 예정
케리 미 기후특사, 인도 방문해 재생에너지 전환 독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를 앞두고 영국과 미국이 각각 중국, 인도를 상대로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올리도록 하기 위해 외교전에 돌입했다.
오는 11월 글래스고에서 COP26을 개최하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회의에서 탄소 배출 문제를 사전 조율할 계획이라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 주석은 오는 14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 예정인 유엔 총회 기간에 별도로 30개국이 참여하는 비공식 정상회의에 초대될 예정이다.
오는 20일 열리는 비공식 정상회의는 존슨 총리와 함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공동 주재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경제적으로 지원해 탄소 배출을 낮추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그동안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치가 낮다는 지적을 국제사회에서 받아왔다.
중국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에서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지만, 석탄 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신규 건설 계획도 세우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이 석탄 사용을 확대하면 내년 연간 탄소 배출량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은 원론적으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에 동의하면서도 각국의 경제 발전 수준을 고려해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의 전향적인 목표치 상향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존슨 총리가 COP26의 성공을 위해 개최국 수장으로서 막판 노력을 기울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이 정상회의가 COP26을 앞두고 중국을 상대로 한 최고위급 외교의 마지막 기회라고 전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도 12∼14일 인도를 방문해 고위급 회담을 열고 COP26에서 인도의 역할을 당부하고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할 계획이다.
케리 특사는 지난 4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통화를 하고 인도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인도는 중국,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번 째로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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