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가구업계 1위 한샘 인수한다…사모펀드 손잡고 3천억 투자(종합)
LX하우시스 제치고 전략적 투자자로 낙점돼
유통업계 홈인테리어 시장 경쟁 치열해질 듯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김태종 기자 = 롯데쇼핑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함께 한샘을 인수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롯데쇼핑을 한샘 경영권 지분 인수에 함께 참여할 전략적 투자자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은 한샘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IMM PE가 설립하는 사모펀드에 2천995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전날 이 같은 내용의 출자확약서를 IMM PE에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IMM PE와 롯데쇼핑의 계약 조건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IMM PE가 향후 지분을 매각할 때 롯데쇼핑이 우선매수권을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IMM PE가 향후 전개 과정까지도 고려해 롯데를 선정한 것으로 안다"며 "롯데가 들어온 이상 한샘을 인수할 수 있는 위치에 서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샘은 지난 7월 조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인의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IMM PE와 체결했다. IMM PE는 양해각서에 따라 독점적 협상권을 부여받았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조 명예회장 지분율은 15.45%이고 특수관계인 25명의 지분을 합하면 30.21%다.
이 중 IMM PE가 매입하는 지분은 20%를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 지분 가치를 1조3천억∼1조7천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IMM PE는 한샘 지분 투자에 참여할 전략적 투자자를 찾았고 각각 3천억원 규모의 투자 확약을 한 롯데쇼핑과 LX하우시스 가운데 롯데쇼핑을 선택했다.
이런 배경에는 롯데쇼핑이 유통채널로서 오프라인 중심으로 확장성이 있고 온라인 고객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등 한샘 인수 후 고객과의 접점을 이른 시일 안에 확대할 수 있는 반면, LX하우시스는 한샘과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이 다소 부담스럽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1970년 부엌 가구 전문 회사로 시작해 현재는 가구 제작부터 홈 인테리어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674억원, 영업이익은 93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이 한샘을 인수하면서 유통업계 라이벌 간 홈인테리어·리빙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가구업체를 인수해 홈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 까사미아를,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리바트(현 현대리바트)와 2018년 한화 L&C(현 현대L&C)를 인수하며 홈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백화점도 최근 홈스타일링 전문매장과 체험형 리빙 콘텐츠 매장 등 리빙 신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동부산 관광단지 오시리아 테마파크에 초대형 리빙전문관인 '메종 동부산'을 열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전날 "한샘은 홈 인테리어 업계 1위 기업으로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어 상품·콘텐츠·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돼 출자를 결정했다"면서 "하이마트, 건설 등과 협업으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출자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taejong75@yna.co.kr,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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