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북한 열병식 '주황색 방역부대' 주목…"내수용" 분석

입력 2021-09-09 17:46
수정 2021-09-09 21:46
외신, 북한 열병식 '주황색 방역부대' 주목…"내수용" 분석

'새 미사일 미등장'도 부각…살 빠진 김정은도 집중 조망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외신은 9일 북한이 정권수립일을 맞아 자정에 진행한 열병식을 비중있게 다루며 '주황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부대 등장'과 '신형 미사일이 등장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내수용 열병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북한 열병식은 국제사회 제재에 도전해 새로운 군 장비나 탄도미사일을 외부에 보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열병식을 지켜보는 인민들의 사기를 북돋는 등 내부적으로 (정권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황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부대가 열병식에 등장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인민에게 보여주길 절실히 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BBC는 북한이 최근 12개월 사이 열병식을 세 차례나 이례적으로 자주 연 점을 지적하면서 "(코로나19) 백신이 없는 국가에서 마스크를 안 쓴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것은 위험한데, 김정은은 어떤 이유에서든 그 위험을 감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음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CNN방송도 비상방역종대에 주목하면서 "악명 높은 은둔 국가인 북한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고자 작년 외부세계 관계를 거의 단절했고 현재까진 이 방식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작년 10월 열병식 때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ICBM을 선보였던 점을 언급하면서 이번 열병식에 탄도미사일이 등장하지 않은 점을 부각했다.

로이터는 조선중앙통신이 비상방역종대와 보건종대를 어떻게 소개했는지 전하면서 "북한은 코로나19를 국가생존 문제로 본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주장한다.

AP통신은 "북한 국영매체 보도를 보면 이번 열병식은 미국에 군사력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내 시청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P는 "톤 다운된 열병식은 북한이 경제붕괴 등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있는 점을 반영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외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날씬해져 나타난 점에도 주목했다.

AP는 "(김 위원장이) 크림색 정장을 입었고 연초보다 눈에 띄게 날씬했다"고 전했다.

CNN과 BBC 등 다른 매체도 김 위원장 체중감량에 주목했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