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6천억원' LA 대저택의 굴욕…빚더미 끝 경매신세
'가장 비싼 가정집' 호언장담하며 2013년 착공
침실 9개·수영장 7개·나이트클럽 등 호화판 과시
부동산 시장 출렁이면서 채무·세금 눈덩이…빚만 1천900억원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에서 호가로 5천800억원에 달했던 초호화 저택이 빚더미를 떠안은 채 경매로 팔릴 처지가 됐다고 미 CNBC 방송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LA) 부촌인 벨에어 언덕에 자리잡은 이 저택은 '딱 하나'라는 뜻의 별칭인 '더 원'(The One)으로 불리며 2017년에는 호가로 5억 달러(5천850억원)를 불러 매매가 성사된다면 미국에서 가장 비싼 집이 될 것으로 통했다.
하지만 2013년 착공 이후 초고가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는 사이 눈덩이처럼 빚이 불어나면서 결국 지난 7월 법정 경매로 팔릴 신세가 됐다.
대저택 개발업자인 나일 니아미가 '인생 역작'이자 '전세계 도시에서 가장 크고 비싼 집'으로 추진한 이 저택은 2천950평 면적에 침실 9개, 수영장 7개, 나이트클럽, 볼링장, 체력단련실, 영화관, 지하 주차 50석 등을 자랑했다.
또 저택을 둘러싸고 산책로와 연못 등을 설치해 마치 성곽을 쌓은 것처럼 연출하기도 했다.
2013년 착공한 이 저택은 2014년 벨에어에 분 부동산 광풍을 타고 투자자를 끌어모았으며, 니아미는 2017년 방송에 나와 "돈 많은 사람이 많다. 이들은 누구도 갖지 못한 것을 원한다"며 '대박'을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초고가 부동산 시장에 곧 공급 과잉이 닥쳤고, 다른 대저택이 헐값에 팔려나가며 출렁이는 와중에도 니아미는 채무를 늘려 '더 원'에 쏟아부었다.
그가 4년에 걸쳐 빌린 돈이 1억6천500만 달러(1천900억원)로 불어나자 올해 3월 최대 채권자인 행키 캐피털이 8천250만 달러 규모의 채무 불이행을 통지하며 제동을 걸었다.
당시 행키 측은 다른 채권자와 함께 "'더 원'을 매물로 내놓으라"고 니아미를 압박했으나, 그는 시장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끝내 지난 7월 LA 법원은 '더 원'에 법정 관리 명령을 내리고, 한 자산 관리 업체를 매각 대행사로 지정했다.
'더 원'을 언제, 얼마에 매물로 내놓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업체는 "가치를 최대로 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으로 볼 때 '더 원'은 지금까지 빌렸던 돈이라도 갚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LA 저택 중 역대 최고 매매가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지난해 사들인 베벌리힐스의 '워너 저택'(Warner Estate)으로 1억6천500만달러(약 1천946억원)였다.
코로나19 이후 LA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긴 하지만 '더 원'은 채무 외에도 세금 등 100만 달러를 미납한 상태다.
또 니아미가 베벌리힐스에 지은 저택 중 하나는 지난해 호가 1억 달러를 불렀으나 실제로 매매가는 3천800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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