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양성평등지수 소폭 개선…여성 임원 비중 처음 5% 넘어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하면서 국내 500대 기업들의 남녀 간 고용·연봉 등 '양성평등지수'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직원 간 불균형 정도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여성 임원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과 함께 국내 500대 기업의 양성평등지수를 평가한 결과 녹십자[006280]와 대상, 삼성SDS, 아모레퍼시픽[090430], 영원무역[111770],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국시티은행, 한미약품[128940], 한세실업[105630], CJ제일제당[097950](가나다 순) 등 10곳이 양성평등지수 우수기업에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리더스인덱스는 연도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고용·근속연수·급여·임원 등 6개 항목에서 남녀 간 차이가 작고 여성 직원 관련 제도가 우수한 기업의 양성평등지수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이번 평가에서는 처음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의 일부가 점수로 반영됐다.
상위 10개 기업은 생활용품·은행·제약·서비스 업종이 다수였다. 녹십자와 대상 2곳은 신규로 우수기업에 뽑혔다.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대기업들 사이에 ESG 경영이 확산하면서 양성평등지수도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500대 기업 여성 직원 비중은 26.6%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여성 임원의 비중이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5.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여성 등기임원을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로 기업들이 지난해 여성 임원 영입을 늘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상장법인은 내년 7월까지 여성 등기임원을 최소 1명 이상 둬야 한다.
다만 여성 임원이 늘어도 OECD 평균과는 여전히 괴리가 컸다. 앞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 기업들의 여성 차별 정도를 지표로 만든 '유리천장지수'를 인용해 OECD 회원국 기업의 평균 여성 이사회 임원 비율이 25.6%라고 밝혔다.
지난해 남녀 근속연수 차이는 전년 대비 0.1년이 감소하면서 연봉 격차도 118만원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남성 직원의 평균 연봉은 8천680만8천원, 여성이 평균 연봉은 5천623만8천원으로 여전히 3천만원 이상 벌어져 OECD 국가 가운데서도 연봉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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