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중국판 웨이신과 글로벌판 위챗 데이터 분리
데이터보안법·개인정보보호법 도입 따른 조치 관측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가 중국의 국민 메신저 격인 웨이신(微信·위챗)의 자국 이용자와 해외 이용자 데이터 분리에 나섰다.
8일 기술 전문 매체인 IT즈자(IT之家)에 따르면 중국 외 국가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웨이신 계정을 만든 이용자들은 최근 텐센트로부터 중국 전화번호를 사용해 재등록하거나 웨이신의 해외 서비스인 위챗(WeChat)으로 계정을 전환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약간의 서비스 기능 차이가 있지만 지금껏 대부분 이들이 중국 지역 서비스인 웨이신과 중국을 제외한 지역 이용자가 사용하는 위챗을 사실상 같은 서비스로 인식해왔다. 웨이신 이용자와 위챗 이용자들이 서로 자유롭게 문자, 사진, 영상 등을 주고받는 것도 가능했다.
텐센트의 이번 조치는 자국 내 서비스인 웨이신과 글로벌 서비스인 위챗 사용자 간의 데이터를 완전히 분리해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텐센트는 기존의 웨이신 계정을 위챗 계정으로 전환할 경우 사용자 데이터를 10영업일 안에 위챗 서버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텐센트는 이용자 안내에서 위챗 서버의 소재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외부 지역일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위챗 계정을 해외 계정으로 바꿀 경우 건강코드, 안면 인식이 필요한 미니 프로그램,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스핀하오(視頻號)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고 텐센트는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공공장소나 상업 시설에 들어갈 때 최근 14일 이내에 코로나19 확산 지역에 간 적이 없음을 입증하는 건강코드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중국 내 이용자가 웨이신 계정을 위챗 계정으로 바꾸고 나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텐센트의 이번 조치는 중국이 데이터보안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도입하면서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의 데이터 수집과 이용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아울러 웨이신 이용자가 해외 전화번호를 사용하지 못 하게 하는 것은 중국 당국의 감시와 추적을 더욱 쉽게 돕는 조처이기도 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새 공지는 중국이 데이터 보안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에 들어가는 가운데 텐센트가 두 종류의 계정 분리에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데이터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데이터보안법을 제정해 이달 1일 시행에 들어갔다.
이와 더불어 오는 11월 1일 시행될 개인정보보호법은 중국 거대 기술기업의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을 법률적으로 규제하는 양대 기반이 돼 향후 중국 빅테크의 사업 환경이 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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