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수소사업에 포부 드러낸 한국 기업들…그 면면은

입력 2021-09-08 10:54
수정 2021-09-08 14:31
'미래 먹거리' 수소사업에 포부 드러낸 한국 기업들…그 면면은

현대차·SK·포스코·한화·효성 43조원 투자…기업 간 '수소동맹'도 활발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미래 먹거리'로 수소 사업을 점 찍은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모여 수소 사업에 대한 야심 찬 포부를 드러냈다.

수소차 중심의 모빌리티부터 수소를 활용한 발전 사업, 수소 생산·유통·저장 사업까지 기업마다 집중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이들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은 수소 생태계 전반을 아우른다.

현대차[005380]와 SK, 포스코[005490], 한화, 효성[004800] 등 5개 그룹사는 2030년까지 40조원이 넘는 금액을 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인데, 수소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간 협력과 경쟁 역시 치열한 모습이다.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는 현대차그룹과 SK, 포스코 등 150여개 기업이 참여해 수소 사업 비전을 소개했다.

'수소 전도사'로 불리는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최근 '수소비전 2040'를 발표하며 수소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수소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처음으로 2028년까지 이미 출시된 모델을 포함한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하고, 향후 출시되는 모든 상용차의 신모델은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로 출시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충전소 설치 등에 11조1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1998년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수소전기차(FCEV)를 선보인 이후 2018년 넥쏘를 출시했고,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 체제를 갖추고 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수소 생산·저장·운송·공급 등 가치사슬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수소연료전지 사업, 현대제철[004020]은 부생수소 생산 사업, 현대글로비스[086280]는 수소 공급망 최적화 플랫폼 개발 등에 주력하며 그룹 역량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수소사업에만 5년간 총 18조5천억원을 투자해 2025년 수소 사업에서 글로벌 정상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수소 사업 투자를 발표한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SK는 기존 정유 시설과 주유소 인프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소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가 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2023년부터 약 3만t 규모의 액화 수소를 생산하고, 2025년부터는 친환경 청정수소 25만t을 추가로 생산하는 등 총 28만t 규모의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룹 내 수소 사업을 주도하는 SK E&S는 2025년까지 수소 사업에만 18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수소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수소산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를 구축하고, 수소 사업에서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 연구,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하는 데 필요한 강재 개발, 부생수소 생산설비 증대 등을 통해 수소 생산 역량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롯데그룹은 화학 계열사 롯데케미칼[011170]을 중심으로 수소 생산과 수소탱크 사업을 공략한다. 2030년까지 약4조4천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2030년까지 청정수소 60만t을 생산하고, 수소 사업 매출 3조원 목표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생산뿐 아니라 수소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 수소탱크 제조 사업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롯데알미늄과 협업해 수소탱크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설비를 구축하고, 수소탱크 제조 기술을 시험 적용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투자규모는 약 1조3천억원 규모다.

한화솔루션[009830]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 해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고, 한화임팩트(전 한화종합화학)는 기존 LNG 발전 터빈에 수소를 함께 태워 탄소를 저감하는 수소혼소 발전 기술을 확보해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효성그룹은 약 1조2천억원을 투입하며 액화수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효성은 독일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그룹과 합작해 울산에 단일 규모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3년 초 완공 예정인 울산 액화수소 공장은 연산 1만3천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현대차와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사가 2030년까지 수소 경제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43조원 규모다.



올해 초 수소사업 본격 진출을 선언한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조선해양[009540]을 통해 수소 운송과 그린수소 생산 사업을,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충전소 사업과 블루수소 생산 사업을 추진 중이다.

두산중공업[034020]은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창원 공장에 수소액화플랜트를 건설 중이고, 코오롱[002020]은 수소시장 소재 사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기업들의 개별 투자도 활발하지만, 수소 사업에서 기업 간 협력과 교류도 활발하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등 국내 대기업 10곳을 포함해 총 15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민간 수소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이날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7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역삼동 GS타워에서 만나 수소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양사는 수소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수소 분야에서 해외 프로젝트 공동 참여나 신규 수요처 발굴 등 블루·그린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SK그룹, GS칼텍스와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 협력하고 있고, 포스코그룹과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그린수소 생산·이용 관련 기술 개발 등을 공동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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