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선 부정 항의시위 이끈 야권인사들에 10년 이상 중형
법원 "정권찬탈 시도 혐의 인정돼"…루카셴코는 장기집권 지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 이웃한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에서 지난해 대선 부정 여파로 인한 정국 혼란이 완전히 수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부정 선거 항의 시위를 이끌었던 야권 인사 2명이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민스크 주법원은 6일(현지시간) 지난해 부정 선거 항의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야권 조정위원회' 간부 마리야 콜레스니코바와 막심 즈낙에게 각각 11년과 1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비헌법적 방식을 통한 정권 찬탈, 극단주의 조직 창설 및 운영, 권력 찬탈 공개 촉구 및 국가 안보 위해 활동 등의 피고인들에 대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야권 조정위원회는 지난해 8월 대선 이후 부정 선거 항의 시위 조율과 재선거 및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야권 지도자들이 설립한 조직이다.
벨라루스 당국은 조정위원회를 정권 찬탈을 노린 불법 단체로 규정하고, 이 단체 간부들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조정위원회 간부로 활동한 콜레스니코바와 즈낙은 지난해 9월 체포됐다.
콜레스니코바는 지난해 대선에서 출마가 저지된 야권 인사 선거운동본부장을 맡았다가 뒤이어 유력 여성 야권 후보였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지원했으며, 선거 후엔 변호사 출신의 즈낙 등과 함께 저항시위를 이끌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해 8월 대선에서 30년 가까이 장기 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또다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수개월 동안 벌어졌다.
시위 과정에서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3만5천 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다수의 야권 지도자들은 해외로 쫓겨나거나 자진 망명했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루카셴코는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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