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풋옵션 매수부담 덜어…계약은 유효(종합)
교보생명 '신 회장 승소' 주장…"신 회장이 40.9만원에 매수할 의무 없다고 ICC 판단"
재무적투자자 "법적으로 최종 승소…ICC, 신 회장에 중재비 부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경영권 위협' 요인으로까지 거론된 풋옵션 매수 부담을 일단 덜게 됐다.
교보생명은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재판부가 신 회장과 어피니티컨소시엄(이하 어피너티)의 주주 간 분쟁에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고 6일 밝혔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ICC 중재재판부는 신 회장이 (어피너티가 제출한) 40만9천원에 풋옵션을 매수하거나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어피너티는 풋옵션 행사가격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40만9천원으로 제출했으나 ICC 중재재판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교보생명은 전했다.
'신 회장이 기업공개(IPO)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의무를 위반했다'는 어피너티의 주장에 대해서 ICC 중재재판부는 2018년 9월 이사회에서 1명을 제외한 다른 이사 모두 IPO 추진을 반대했다는 점에서 주주 간 계약 위반 정도는 미미하며 신 회장이 어피너티에 손해배상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내렸다고 교보생명은 설명했다.
ICC 중재법정은 또, 신 회장의 비밀유지의무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교보생명은 이번 결과를 "신 회장의 승소"로 규정했다.
그러나 어피너티는 ICC 중재재판부의 중재비용 부과 주문 등을 근거로 자신들의 '승소'라고 반박했다.
어피너티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ICC 중재법정은 신 회장이 주주 간 계약서에 따라 합의된 풋옵션 부여 의무, 풋옵션 행사 시 가치평가를 위해 마련된 사전 절차 사항 등 관련 계약 상 주요 의무를 위반한 점을 인정했다"며 "재무적 투자자 측에 최종 승소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어피너티에 따르면 ICC 중재재판부는 풋옵션이 무효라는 신 회장 측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 시에는 30일 이내에 가치평가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내렸다.
ICC 중재재판부는 신 회장이 중재비 전액과 어피너티 쪽 변호사의 50%를 부담하라고 주문했다. 변호사 비용은 '수십억원대'로 알려졌다.
어피너티는 "계약은 신뢰를 건 약속이고 자본시장의 근간임을 확인하여준 판정 결과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오늘의 판정은 그에 대한 마땅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 전문가 "형식상 어피너티 부분승소…신 회장도 방어 성공"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 등으로 구성된 FI다.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할 때 신 회장이 '백기사'로 끌어들인 투자자들이다.
신 회장과 어피너티는 2012년 9월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어피너티는 신 회장이 2015년 9월까지 IPO를 하기로 한 약속을 어겨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다며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하고 그다음 달에 주당 가격 40만9천912원(총 2조122억원)을 제출했다.
신 회장은 당시 어피너티의 풋옵션 행사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인정하지 않자 어피너티가 2019년 3월 ICC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ICC 중재재판은 비공개 단심제로 운영되며, ICC 중재법정 판결의 실질적 이행은 한국 법원의 집행력에 의존하게 된다.
국제중재 전문가들은 이번 중재 결과가 형식적으로는 원고 어피너티의 '부분승소'이지만, 신 회장도 풋옵션 매수 부담을 덜었기에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했다.
만약 ICC 중재법정이 어피너티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신 회장은 막대한 매수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개인 지분을 매각해야 할 처지에 몰릴 수도 있었다.
대한상사중재원의 권희환 국제중재팀장은 "ICC 중재재판부가 중재비와 원고의 변호사 비용 50%를 신 회장에게 부담하라고 주문했다는 것만 본다면 이번 중재재판 결과는 형식적으로 어피너티의 부분승소"라고 해석했다.
권 팀장은 이어 "신 회장도 경영권 위기 전망까지 제기된 상황을 일단 벗어났기에 중재재판에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공은 다시 재무적 투자자 측으로
어피너티 측은 향후 투자금 회수방안에 대해 "ICC 중재판결문을 검토해 향후 계획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 측은 "일단 국제중재는 이것으로 종결됐다"며 "어피너티가 투자금 회수방안을 새롭게 제시하면 그에 따라 대응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양측의 협의에는 국내 법원에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의 경과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피너티 임원과, 어피너티로부터 풋옵션 가치평가 업무를 수주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의 회계사법 위반 혐의 형사재판 1심이 국내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표]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 관련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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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경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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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 │신 회장, 코세어 캐피탈(지분율 9.79%)과 풋옵션이 포함된 SHA 체 │
│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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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 │신 회장, SC PE(현재 어퍼마, 지분율 5.33%)와 풋옵션이 포함된 SH│
│ │A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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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6│신 회장, 온타리오주 교직원연금펀드(OTPP, 지분율 7.63%)와 풋옵 │
│ │션이 포함된 SHA 체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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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대우인터내셔널, 교보생명 지분 24% 어피너티 컨소시엄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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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신 회장, 어피너티 컨소시엄(지분율 합계 24%)와 풋옵션이 포함된 │
│ │SHA 체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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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신 회장, 판테온 PE(지분율 2.30%)와 풋옵션이 포함된 SHA 체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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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 │어피너티 컨소시엄, 풋옵션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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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 │어퍼마, 풋옵션 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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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 │교보생명 이사회, IPO 추진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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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어피너티, ICC에 국제중재 신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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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 │어퍼마, ICC에 국제중재 신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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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교보생명, 딜로이트 안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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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검찰, 딜로이트 안진 회계사 3명과 어피너티 컨소시엄 관계자 2명 │
│ │기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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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9│ICC 중재법정, 풋옵션이 유효하나 신 회장이 40만9천원에 매수할 │
│ │의무는 없다고 주문(어피너티 부분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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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교보생명 분기보고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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