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내 전쟁 종결"…저항군 "계속 투쟁"(종합2보)

입력 2021-09-06 17:21
탈레반 "아프간 내 전쟁 종결"…저항군 "계속 투쟁"(종합2보)

판지시르 주정부 청사에 탈레반 깃발…"살레 부통령 도피"

저항군 지도자 마수드 "나는 안전…파키스탄이 탈레반 도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탈레반이 6일 저항군의 마지막 남은 거점인 북부 판지시르를 완전히 장악했다며 전쟁 종결을 선언했다.

특히 저항세력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의 공동 지도자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이 판지시르를 떠나 타지키스탄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수일째 이어지면서 탈레반의 승리 선언에 한층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프간에 남아있는 NRF는 전략 거점에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일부 산발적인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오전 "이 나라의 완전한 안보를 위한 노력이 성과를 거뒀다. 판지시르주는 탈레반의 완전한 통제 아래 있다"고 발표했다.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탈레반 대원들이 판지시르 주도 바자라크의 주정부 청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주정부 청사에 '탈레반 깃발'이 내걸린 사진도 SNS에 퍼졌다.

이후 무자히드 대변인은 TV로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을 열어 "어젯밤과 오늘 오전 판지시르 전역을 모두 장악했다. 아프간 내 전쟁은 끝났다. 이제는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을 재건할 때가 왔다"며 "새 정부 구성을 며칠 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판지시르 점령 과정에 민간인 희생자는 없다며 이날부터 전기와 인터넷을 복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북부 판지시르주는 힌두쿠시산맥을 중심으로 기다랗게 양옆으로 형성된 도시여서 예로부터 '천혜의 요새'로 꼽힌다.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재집권하자 저항 세력은 속속 판지시르로 모여들었다.

NRF는 아프간의 '국부'로 불리는 고(故)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언한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이 이끌고, 야신 지아 전 아프간군 참모총장, 정부군, 소수민족 군벌이 힘을 합쳤다.

탈레반은 NRF가 투항을 거부하자, 지난 2일부터 본격적으로 판지시르를 침공했다.

NRF는 지난 주말 "저항군 대변인 파힘 다시티(Fahim Dashti)와 압둘 우닷 자라 장군이 순교했다. 그들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NRF가 열세에 몰렸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마수드는 전날 탈레반에 휴전을 제안했으나, 탈레반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목격자들은 밤새 수천 명의 탈레반 병사들이 판지시르의 8개 지구를 점령했다고 전했다.





마수드는 이날 오후 트위터에 "나는 안전하다. 걱정하지 말라"는 글을 올려 생존을 확인했다.

그는 또 "파키스탄군이 탈레반을 이끌고 있다. 탈레반은 우리와 싸울 만큼 강하지 않지만, 파키스탄군이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NRF는 자체 트위터에 "판지시르를 장악했다는 탈레반의 발표는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NRF 병력은 계곡의 모든 전략 지점에 있고, 정의와 자유를 위해 탈레반과 그들의 파트너들에 맞서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NRF의 공동 지도자인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이 판지시르를 떠나 타지키스탄으로 향했다는 도피설이 며칠 전부터 제기됐다.

이날 탈레반 대변인은 "살레 부통령이 타지키스탄으로 도망쳤다"고 주장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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